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으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생겨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고령에서 발생하며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다 심해지면 움직임 여부와 관계없이 관절 주위에 압통을 느끼게 된다. 특히, 한번 발생하면 치료를 해도 정상 관절로 복구되기 어렵고, 치료 후에도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진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라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병혁 교수 연구팀은 골관절염 환자의 연골 및 활막세포를 분리·배양한 뒤 0~2Gy 범위의 저선량 방사선을 투입해 세포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한편, 골관절염이 유도된 마우스 모델에게 각각 0Gy(대조군), 0.5Gy, 1Gy 범위의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 증상의 개선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저선량 방사선 요법이 세포 내 염증 유발 인자의 발현을 감소시켜 골관절염 진행 억제에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선량 방사선이 투입된 연골 및 활막세포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조절이 유도돼 연골퇴행을 유발하는 연골기질 분해효소인 MMP13, POSTN 및 ADAMTS5 등의 발현이 유의하게 감소되었으며, 반대로 연골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2형 콜라겐(COL2) 단백질 발현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저선량 방사선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마우스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표층부 결손과 연골 기질 손실 및 연골의 균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했으며, 골관절의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OARSI(Osteoarthritis Research Society International) 점수는 대조군(0Gy)보다 저선량 방사선 치료군(0.5Gy, 1Gy)에서 각각 0.9점, 1.9점 낮은 결과를 보여 골관절염 억제에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병혁 교수는 “이번 전임상연구를 통해 저선량 방사선 요법이 골관절염 병변부에 항염 효과를 발휘해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향후 이에 대한 후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현재 주로 유럽지역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저선량 방사선 요법의 활용도를 넓히고, 국내에서도 골관절염을 포함한 퇴행성 또는 염증성 질환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 옵션으로 고려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방사선종양학회 공식 학술지인 ‘방사선종양학회지(Radiotherapy and Oncology)’의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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