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최근 2년 사이 성조숙증 치료를 받는 아이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의 수는 크게 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 8만 6352명에서 2021년 16만 6521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성조숙증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이탈리아, 튀르키예, 인도,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남아의 성조숙증 증가율이 여아보다 2배 정도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성조숙증 환자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는 물리적 거리두기 또는 도시 폐쇄 이후 신체활동의 부족으로 인한 소아비만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거리두기와 원격수업에 의한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 배달 음식 등의 포장재에 포함된 내분비교란물질 포함된 일회용 제품의 사용 증가, 면역과 관련된 건강기능식품의 증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성조숙증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의 성장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골연령을 체크해보고, 여아의 경우 가슴몽우리가 생겼는지를 유의 깊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골연령은 골성숙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섬유조직이나 연골의 골화를 x-ray 촬영으로 산출하는 연령이다. 주로 손이나 무릎 관절을 촬영하고 신장 증가, 성적 성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뼈의 길이, 굵기, 무게 등의 물리적 측정과 골수, 골단선, 골막 등의 조직학적 검색 등에 의해 결정된다. 가슴몽우리는 여자아이의 성조숙증을 진행 여부를 알 수 있어 중요하다. 평균적으로 가슴몽우리가 생기고 평균적으로 1년 반~2년 후 초경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성조숙증은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의 마감도 빨리한다. 아이가 자랄 수 있는 성장 기간이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키가 크게 자라는 데 그만큼 불리하다. 더욱이 또래보다 이른 신체 변화로 겪게 되는 아이가 받게 되는 스트레스는 걱정 이상인 경우가 많다. 학업에 지장을 받고, 친구 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 원인으로는 유전적 영향, 소아비만, 영양과잉, 환경호르몬,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다.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살코기 위주로 1일 3식 고른 영양을 섭취해야 하며, 밤 10시 이전에 잠들어 하루 7~8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줄넘기, 수영, 농구 등의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30분 이상 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내분비교란물질인 환경호르몬이 많은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주의하고, 여성호르몬을 증가시킬 수 있는 보양식품이나 건강식품을 주의하도록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을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다면 사용 시간을 일정 제한해 주어야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운동하는 습관은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습관일 뿐 아니라, 성장을 돕는 좋은 습관이기도 하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소아비만을 예방하고, 성장호르몬을 왕성하게 나오도록 촉진하며 적절히 성장판을 자극해 키가 잘 크고 제때 건강한 사춘기를 맞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성조숙증은 성장기가 끝나기 전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빨리 치료할수록 성장이 정상 궤도를 찾을 가능성은 커진다. 정기적인 검사 및 예방적 치료를 통해 성장에 대한 의료진의 도움도 받고, 혹시 있을지 모를 성조숙증에 더욱 더 현명하게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 7~8세부터는 정기적인 성조숙증 관련 검사 및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
성조숙증의 급증세 속에서도 성조숙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희망적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의 성조숙증을 적극적으로 예방함으로써 혹시 있을지 모를 질환에 대비하고 키 성장과 건강도 더불어 챙길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대표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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