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보건복지부는 대통령실에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필수의료 분야의 전공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을 거론했다. 복지부는 의료계와 조속히 협의하여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의사협회와의 논의라는 선결조건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이슈화부터 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협회는 입장문에서 “복지부는 지난 2020년 9월 4일 의정합의를 통해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의정협의 요청이 없었고, 코로나19 안정화 선언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정원 문제가 언론을 통해 이슈화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들어냈다.
또한 복지부가 언급한 필수의료 의사인력 수급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 수요자 및 공급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가 영향을 받는 전 국가적인 사안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 및 재원 등도 충분히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짚으며, “각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인력 수급 정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정부가 9.4.합의를 존중하고 그 이행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최근에 심각해진 필수의료과 전공의 부족 문제를 의식한 듯 “향후 코로나19가 안정화된 후 정부와의 신중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의사인력 수급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 더 유연한 스탠스를 보였다.
의대 정원 확대는 지난 2020년 강력한 의료파업의 핵심적인 원인이다. 당시 의사단체들은 정부의 4대 의료정책인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한방 첩약 급여화·비대면 진료 추진을 반대하며 파업 등의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이에 국민들은 의료 서비스 이용에 큰 곤란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정부와 의사단체는 그해 9월 4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관련 내용을 논의하여 결정할 것을 합의했다.
현재로서는 정부와 의사단체의 신경전에 불과하지만, 조만간 의대 정원을 둘러싼 마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문제를 봉합했으나 코로나19는 지난 연말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위중증률 또한 낮아지고 있어 더 이상 봉합할 힘을 잃은 가운데 2023년 전공의 지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과의 전공의 지원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며 정부로서는 대책을 내놔야 하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칫 다시 202년 의사파업과 같은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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