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은 외부 환경에서 우리 몸속으로 흡수되어 체내 정상적인 호르몬의 생성과 작용을 방해하는 내분비교란물질이다. 환경호르몬은 직접 섭취 외에도 피부를 통한 흡수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에 들어와 여성 호르몬으로 알려진 ‘에스트로젠’과 유사한 역할을 해 성호르몬 작용을 통해 내분비계 질서를 망가트려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성조숙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에게서 DDE, PBB, PCB 등 환경호르몬의 농도가 정상적인 아이에 비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히 사춘기가 전 시점 아동기 신경-내분비 발달은 환경적인 요인에 연약하다.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의 영향은 생식기관 발달이나 신체 성장, 그리고 뇌 발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는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일상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호르몬을 몇가지 살펴보자면, 첫 번째로 영수증에서 흔히 검출되는 ‘비스페놀A와 비스페놀S’를 들 수 있다. 비스페놀A는 내분비계 교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아이들의 학습 인지 능력을 저하한다고 알려진 물질로 생수통, 아기 젖병 등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폴리카보네이트와 금속제품의 코팅과 접착에 이용되는 에폭시 수지의 원료 성분으로 핸드폰 액세서리, 접착제, 스티커, 열쇠고리 등 문구용품에서도 검출되기도 하는 성분이다.
두 번째로 ‘프탈레이트’라는 물질은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물질로 가구나 페인트, 살충제, 바닥재와 샴푸, 화장품, 식품 포장재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으며, DNA를 파괴하고 기형아 출산에 관여한다. 성장기 아이에게 노출되면 집중력, 기억력, 추리력을 저하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슬라임에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다량 검출된 적이 있었다.
세 번째로 동물성 지방이 탈 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탈 때 발생하는 맹독성 화학물질인 ‘다이옥신’이 있다. 1급 발암 물질로 지정되었고 생식기 계통에 이상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DDT’는 농약이나 제초제 살충제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유사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행히 현재는 많이 쓰이지 않는 성분이다.
우선 환경호르몬에 대해 부모님이 먼저 그 위험성을 알아두어야 한다. 어떤 유해 성분이 어느 일상 용품에 들어있는지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기억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환경호르몬에 대해 알면 알수록 우리의 일상생활이 온통 환경호르몬 위험 물질로 가득하다는 불안감이 들 수 있고 완벽하게 피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보단 평소 주변을 꼼꼼히 살펴서 위험 물질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세 아이의 엄마 한의사로서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을 피하고자 부모님이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컵라면 등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에 있는 간편식 섭취 피하기 ▲플라스틱병, 캔 보다는 도자기, 유리, 스테인리스 음료 사용하기 ▲플라스틱 용기의 가열 삼가기 ▲식품첨가물이 다량 함유된 가공식품 섭취 줄이기 ▲음식 보관 시 랩 사용 줄이기 ▲포장지가 씌워진 채 전자레인지 사용하지 말기 ▲채소를 삶은 후, 튀김을 만든 직후 플라스틱 채에 올리지 말기 ▲로션 바른 손으로 영수증 잡지 않기 ▲샴푸, 로션, 치약, 비누, 세제 등 일상 용품의 유해 성분 확인 후 사용하기 ▲채소, 과일 섭취 시 흐르는 물에 잘 씻기 ▲환경친화용품 사용하기이다.
환경호르몬은 손으로 만지거나 숨 쉴 때 공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는 것도 문제지만 섭취하였을 경우 그 위험성은 압도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여 일상생활에서 환경호르몬의 섭취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자주 씻는 습관, 아이에게 해롭지 않은 착한 성분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이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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