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 중 하지정맥류 환자가 있다면 몇 가지 주의사항도 꼭 숙지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순환장애로 인해 피가 아래 쪽에 집중되는 혈관질환이다. 다리 정맥에는 혈액의 역류를 방지하는 판막이 있는데, 오랫동안 서 있거나 비만, 노화, 운동부족, 종아리 근력 약화 등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이 막이 망가지면 혈액이 역류하면서 하지정맥류가 발병하게 된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여행을 떠날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차 안이나 비행기 좌석 등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 환자의 경우 오랫동안 서 있는 습관만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앉아 있는 습관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중력의 영향에 의해 피가 다리 아래쪽으로 쏠리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다리 부종, 중압감, 피로감 등의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게다가 여행지에서는 평소보다 걷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나는데다 다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곳들을 여행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무리하기 쉬운데, 이 역시 다리에 큰 부담을 주어 하지정맥류 증상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환자라면 여행 계획 시 일정을 너무 무리하게 세우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동 시에는 수시로 휴게소를 들리거나 앉은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다리 스트레칭 등을 통해 하체의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지정맥류에 의한 증상이 나타날 때 빠르게 의료기관으로 발걸음 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증상만 악화될 뿐이며, 신속하게 숙련된 의료진을 찾아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글 : 서울하정외과 김연철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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