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기 원장
황만기 원장
최근 일본이 세계 다섯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오는 5월 항공우주청이 출범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우주시대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제는 세계 주요국들이 유인우주선 경쟁에 뛰어들어 앞으로는 인간을 달에 보내는 우주시대가 화두가 될 것 같다.

우주라고 하면 우주복을 입고 둥둥 떠다니는 무중력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땅에 떨어질 일이 없으니까 매우 재미있고 편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키가 작은 사람이라면 키가 커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귀가 솔깃하기도 한다. 실제로 무중력에서는 키가 약간 커진다. 그런데 이것은 키가 자란 것 아니라 연골에 하중이 걸리지 않아 커진다는 개념에 가깝다. 오히려 무중력에서 오래 있게 되면 뼈와 근육은 급격히 약화(弱化)되기 시작한다. 근육과 뼈의 칼슘, 미네랄이 한 달에 1.5% 이상 빠져나가 쉽게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력이 있어야 뼈와 근육이 발달하고, 혈액과 같은 체액이 신체 위, 아래로 이동할 수 있도록 판막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항공우주의학(Aeroastromedicine) 분야가 발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연구 및 활용되는 분야는 근골격계와 심혈관계이다.

2022년에 발표된 미국, 캐나다, 독일 합동 연구를 살펴보면 우주 환경에서는 골세포가 분해되고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인 ‘골 교체 (Bone turnover)’가 빨라서 지구에서보다 뼈의 노화가 일찍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에서는 뼈의 내부 구조가 빠르게 노화되고 우주인들이 우주 비행에서 돌아온 후 골다공증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거나 지상에서의 운동 능력이 크게 떨어져서 최소 1년 이상의 회복 기간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무중력 상태에서는 더 이상 뼈와 장기를 떠받들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서서히 약해지고 이로 인해 근 손실, 뼈의 강도도 약해진다. 때문에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로 귀환하기 전 고강도 근력 운동 등을 통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볼프의 법칙(Wolff's law)’이 있다. 골격은 부하(負荷)에 따라 형태, 구조를 변화시켜 그 부하에 적응한 형태, 구조가 된다는 법칙이다.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골절 등으로 오래 누워있어야 하는 환자, 특히 여성이나 노인의 경우 골 손실과 근 손실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골절 부상이나 수술 받은 이후에 적절한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 준다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을 테지만 한의학에서도 골 손실과 근 손실로 인한 항노화(anti-aging)효과를 종합적, 복합적,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처방된 성분들은 쳔연 식물에서 기원한 약제이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내성, 약물 의존성이 거의 없어서 이런 문제에 예민한 항공우주의학 분야에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접골탕(接骨湯),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사물탕(四物湯), 갱년춘(更年春), 인삼양영탕(人參養榮湯) 등이 추천된다. 근육량 증가,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능 외에도 항염증, 항산화, 인지기능 개선, 면역계 및 내분비계 조절 등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의 많은 양약에서 한약재를 원재료로 하는 성분들이 활용되듯이 우주과학, 우주의학이 펼쳐질 가까운 미래시대에 현대과학적 접근을 통한 항노화 한방 성분들이 인류의 행복한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글 : 황만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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