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가 직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질병은 그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 특히 호흡기 질환 유행이 거세다. 지난 겨울 인플루엔자(독감) 수는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으며, 중국에서 소아과병원 진료를 마비시켰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 역시 크게 증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늦가을부터 봄까지 주로 학령기 소아청소년에서 유행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대부분 경미한 증상에 스스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감염되거나 다른 세균과 중복 감염 시 위중증으로 진행, 심각한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증상이 감기와 매우 비슷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놓칠 수 있는 만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의사의 올바른 진단이 특히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 About,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라는 세균에 의해 유발된다. 주로 5~9세의 학동기 아이들에게서 잘 발생하는데, 이 질병은 계절성을 띠며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유행한다. 국내에서는 통상 3~4년 주기로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2019년에도 유행이 보고된 바 있다.
초기에는 경미한 감기 증상을 보이지만,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 치료가 복잡하며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치료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감염되거나 다른 세균과 중복 감염 시 위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 About,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증상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발열, 인후통 및 두통과 같은 감기 비슷한 전신 증상이다. 이후 3~7일 이내에 기침과 폐렴의 엑스레이 소견이 나타난다. 기침, 38~40도 사이의 고열 등 감기와 매우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 3~4일이면 회복되는 감기 증상과 달리 증상이 오래 이어진다.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증상 없이 열만 보이는 등 비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내성균이나 중복감염 등으로 위중증으로 악화되면 폐렴 증상이 심해져 폐 농양, 폐기종, 기관지확장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외에도 피부 홍반, 관절염, 뇌염 등의 호흡기 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심각한 합병증으로는 예전에 가성뇌종양으로 불렸던 ’특발성 두개내고혈압’이 있다. 두개골 내 압력이 상승하는 뇌신경질환으로 두통, 시각이상, 복시, 박동성 이명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발성 두개내고혈압은 폐렴과 함께 나타날 수도 있지만, 폐렴을 회복한 후 뒤 이어 나타날 수도 있어 환아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최용재 회장은 “고열과 함께 드물게 이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생기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About,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자가진단
1. 학령기 아동에서 39도 이상의 발열과 기침이 동반될 때
2. 학령기 아동의 열과 기침이 3일 이상 지속될 때
3. 열과 함께 복통과 두통이 동반되면서 흉부 방사선 사진상 관련 소견이 있을 때
이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 About,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진단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의 진단을 위해 다양한 혈청학적 검사 및 PCR 기술이 사용된다. 혈청학적 검사는 마이코플라스마 항체의 증가를 확인하여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요하다.
최근에는 PCR 기술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의 조기 진단에 적용되고 있다. PCR은 마이코플라스마 배양에 대한 대체 검사로 사용되며, 다양한 유전자 대상을 통해 마이코플라스마의 유전자를 감지할 수 있다. 혈청학적 검사와 PCR 기술을 조합하여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의 정확한 진단 및 위중증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About,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와 관리
일반적으로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은 경미하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는 마크로라이드 계열의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항생제 치료에도 진행성 질환을 보이는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산이다. 요즘같이 춥고 건조한 날씨에 아이들의 호흡기 감염을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감기 증상이 1주일 이내 호전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소아과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최용재 회장은 “감기와 증상이 매우 유사하며, 임상 증상과 신체 소견이 X-ray 상 폐렴 소견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보호자 뿐만 아니라 노련한 의사도 종종 감기로 착각할 수 있다”며 “아이의 감기가 1주일 이상 오래간다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의심하고 소아과 의사를 찾아 상담할 것을 권한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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