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중에서도 가장 흔한 편에 속하는 알레르기 비염은 우리나라 국민의 약 20%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대중화되면서 10명 중 5~6명이 비염을 앓고 있으며 소아비염이 만성비염으로 발전하는 사례도 꽤 자주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코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반려동물의 털처럼 항원에 의해 증상이 동반하는 것인데, 유전적인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부모 중 한쪽에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50%, 모두 있다면 75% 정도 자녀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인자를 회피하는 회피요법을 시행한다. 이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 개선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원인 인자를 회피하는 것만으로는 알레르기 비염의 재발 위험까지 줄이긴 어렵다. 그렇다고 치료를 포기하고 방치한다면 만성비염은 물론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인후염 등과 같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으로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이 습관이 되거나 잘 때 코를 골면서 불면증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 만성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에 따른 2차적인 문제도 피하기 어렵다.
멈출 듯 멈추지 않고,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힘들다면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한의학적 비염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가 권위적인 저널에 여러 번 게재되기도 했고 실제로 콧물이나 코막힘, 재채기 등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는 건 물론 반복적인 염증으로 손상된 비강 점막을 회복시키면서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데 한약 치료가 꽤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알려지기도 했다.
한의학에서 진행하는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목적은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둔다. 침, 한약, 부항, 뜸 치료가 이용되며 주로 침과 한약 치료가 많이 진행되곤 한다. 다만 한약 치료는 비용적 부담이 큰 편이었으나 2024년 4월부터 첩약건강보험 2차 시범사업에 알레르기 비염이 포함되면서 첩약(탕약)이 일정 부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되어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알레르기 비염은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과 생활 습관 관리가 꾸준히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평소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인자를 회피하는 것과 동시에 실내 습도 유지 및 청결 관리에 신경을 쓰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글 : 청주필한방병원 염선규 병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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