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 미세먼지·꽃가루 등으로 알레르기성 질환 증가 … 심혈관질환·탈모·우울증도 이시기에 가장 많아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제철식품처럼 질환에도 제철이 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감기가 잘 걸리는 것처럼 계절에 따라 유독 발병하거나 증상이 심해지기 쉬운 질환들이 있다. 4월에 발생하기 쉬운, 제철 질환 6가지를 알아본다.

1.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

화사한 4월의 날씨에 나들이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만성 호흡기 질환자를 가진 이들은 봄철 외출이 곤혹스럽다.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 등 호흡기를 자극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들이 도처에 날아다니기 때문.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 터지는 기침·재채기는 일상생활마저 어렵게 한다.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인 알레르기 비염은 코감기와 혼동하기 쉽지만 발열과 오한이 없고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 증상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천식도 알레르기성 질환의 일종으로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주기적인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잡음이 낀 숨소리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이 어려워지면 의심해볼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은 감기와 헷갈리기 쉽지만 치료법이 달라 정확하게 치료하지 못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병원에서 진단되면 약물로 치료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2. 심혈관 질환

심혈관질환은 보통 기온이 낮은 겨울에 심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자가 가장 많은 계절은 3~5월 사이 봄이다.

봄철에 심혈관질환이 많은 이유로는 심한 일교차, 미세먼지 그리고 갑작스러운 활동량 증가 등이 있다. 혈관은 기온에 예민해서 온도가 1도만 내려가도 수축기 혈압은 1.3mmHg 올라간다. 일교차가 크면 수축과 이완의 폭도 커져 혈관에 피로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봄철 갑자기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혈관이 받는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여기에 호흡기관에 걸러지지 않고 폐를 통해 심장까지 전달되는 미세먼지도 심혈관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장년 여성과 노인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 호르몬 중 하나인 에스트로겐은 콜레스테롤의 균형을 맞춰 심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 이후 이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고혈압이 유발되기 쉽다. 노인 역시 혈관의 노화로 혈압이 높아져 심혈관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저나트륨 식단을 섭취하며 자주 건강검진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

3. 결막염과 안구건조증

건조한 바람, 미세먼지, 꽃가루, 황사 등으로 눈이 괴로운 시기가 봄이다.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유행성 안질환을 얻어올 수도 있다. 이 시기에 발생하기 쉬운 안질환으로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건조증, 유행성 각결막염 등이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결막이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돼 발생한다. 눈꺼풀의 가려움증, 안구충혈, 화끈거림을 동반한 통증, 눈부심, 눈물 등의 증상을 보인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도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은 봄날의 건조한 바람이 원인이다. 최근에는 모바일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환자가 증가세에 있다. 눈을 자주 깜빡이고 상하좌우로 운동하며 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게 좋다. 안구 건조증이 심한 경우에는 자기 전에 따듯한 물수건을 눈 위에 올려줘 눈물샘을 열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4월부터 여름까지 주로 발생한다. 각막과 결막이 아데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기며, 눈물 흘림, 충혈, 눈꺼풀 부종, 눈곱 끼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학교나 직장에서 무심코 접촉하면 옮을 수 있어 단체생활을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수건 등을 개인 것을 따로 지참해 사용해야 한다.

4. 탈모

탈모에 계절이 있을까 싶지만 탈모는 봄철에 가장 심해진다.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두피 유·수분 균형이 깨지기 쉬워 두피 관리가 쉽잖기 때문이다. 황사나 꽃가루, 미세먼지 등 외부 자극 요소도 탈모를 악화시킨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 노폐물과 불순물을 제거해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을 때는 미지근한 물을 이용하고 헤어드라이어보다는 자연 바람으로 말리는 게 도움이 된다.

단백질과 비타민B가 많은 계란·견과류, 중환지방을 낮춰주는 오메가3가 풍부한 등푸른생선, 머리카락 성장에 도움을 주는 시스테인이 많은 검은콩 등을 자주 섭취하면 좋다.

5. 아토피

봄철에는 피부 컨디션이 나빠지기 쉽다. 꽃가루와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건조한 공기에 피부의 유·수분 균형이 깨져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봄철 피부 질환은 아토피다. 소아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아토피 피부염으로 치료를 받은 성인환자는 98만4914명으로 점점 증가세에 있다.

아토피는 주로 팔꿈치, 무릎, 얼굴, 눈, 목 등에 잘 발생하는데, 피부가 심하게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이 생기고 홍반, 마른버짐, 흰 각질 등이 나타난다. 급성기에는 홍반성의 작은 발진과 진물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워지면서 주름이 두드러질 수 있다.

아토피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 환경을 개선하는 게 좋다. 온도는 20~22도, 습도는 45~55도를 유지하고, 집먼지 진드기가 거식하기 쉬운 소파, 카펫, 침구 등의 항상 청결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6. 계절성 우울증

대다수의 나라에서 우울증이 가장 잘 발생하는 계절은 봄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이들은 2~3월에 가장 많고, 자살률은 4~5월이 가장 높다.

봄철에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와 이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추측된다. 기온과 일조량의 변화는 뇌의 생물학적 시계에 영향을 주는데, 이는 호르몬의 불균형을 유발해 감정 조절을 어렵게 한다. 이 경우 활기찬 봄의 분위기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 더욱 깊은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호르몬 균형에 깨져 기존 환자의 우울증이 악화되거나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일각에서는 진학, 취업, 승진, 업무전환 등이 이뤄지는 봄철의 환경적 변화가 스트레스를 유발해 우울증을 부른다고도 주장한다.

봄철 우울증 증상으로는 식욕감퇴, 무감각, 심한 피로감, 활력 저하 등이 있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불면증이다. 전문가들은 이유없는 불면증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면 병원에서 상담해 볼 것을 권장한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