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청안과김태완원장
SNU청안과김태완원장
실명을 불러오는 대표적인 망막질환에는 황반변성, 망막박리, 당뇨망막병증 등이 있다. 이중 황반변성은 카메라의 필름에 비유되는 눈 속 신경조직인 망막의 중심부(황반)가 변성되어 나타나는 질병으로, 시세포가 밀집돼 있어 시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실명 가능성이 높아 빨리 치료해야 한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질환의 형태와 손상 정도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다. 그중 전체 연령 관련 황반변성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성의 경우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거나 조직이 위축돼 나타나는데, 대부분 무증상을 보이다가 점차적으로 시력 흐림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전체의 10~20% 정도를 차지하는 습성은 망막 아래쪽에 비정상적으로 생겨난 신생혈관에 의해 출혈이나 부종이 발생하면서 갑자기 심각한 시력 저하를 일으킨다. 시야 가운데 부위가 휘어져 보이는 변형시를 비롯해 중심 시력 감소, 시야의 왜곡, 암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습성은 진행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방치하면 시력에 악영향을 미쳐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황반변성은 노화가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노년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심혈관질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황반변성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외에도 고도근시가 있으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황반에 변화가 올 수 있고, 흡연자 역시 황반변성 위험성이 높다. 일반인들도 망막질환의 유병률이 높아지는 40세부터는 황반변성에 취약해지므로 정기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다.
황반변성 여부는 망막을 직접 들여다보는 안저 검사와 OCT(빛간섭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만약 검사 결과 건성 중기 단계 이상의 황반변성으로 진단되면 습성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항산화제가 권장되며, 습성일 때는 눈에 항체 주사를 놓는 치료법을 쓴다. 항체 주사 치료는 처음에는 통상 1개월 간격으로 3회 연속으로 주사를 놓는데, 구체적인 치료 방법은 약제의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황반변성은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심각한 시력저하를 막을 수 있다. 병의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력이 점차적으로 저하되는 것을 온전히 막을 수는 없으나, 습성의 경우에도 초기에 발견하여 항체 주사 치료를 하면 많은 수의 환자들에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한 심각한 시력저하를 막을 수 있고, 그중 일부의 환자에서는 시력이 좋아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 질환을 예방 및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1년에 1~2회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다.

더불어 생활 속에서 황반변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최대한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황반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햇빛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나 양산,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고 금연하는 것이 좋다. 현재까지 황반변성 치료 효과가 입증된 음식은 따로 없지만,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항산화제 등 눈에 좋은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글 : SNU청안과 김태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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