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대한심장학회지 발표
- 015년 다학제 진료 도입 후 진단 늘고 예후 개선 확인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아·양정훈·박택규 교수 연구팀은 대한심장학회 학술지(Korean Circulation Journal, IF = 3.0)에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 치료에 수술과 시술을 결합한 다학제 진료를 적용한 결과, 진단율이 상승하고 예후는 개선됐다고 밝혔다.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은 폐혈전이 장기간 폐혈관에 축적돼 약물로는 더 이상 녹지 않을 만큼 굳어 폐동맥압력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우심실부전을 유발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중증 난치성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환자가 인구 10만명 당 30 ~ 50명 정도로 희귀한 탓에 진단 받는 경우가 드물고, 늦게나마 병을 발견해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해결하려 2015년 12월 다학제팀을 구성했다. 해외에서 좁아진 폐혈관을 혈관용 풍선을 이용해 넓혀주는 시술(경피적 폐동맥혈관성형술)이 도입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다학제팀은 전문 분야에 따라 순환기내과에서 진단과 치료, 관리를 맡은 진단치료관리팀(장성아 교수)과 경피적 폐동맥혈관성형술 시술팀(양정훈·박택규 교수), 심장외과(정동섭 교수)가 협업하고, 질환 특성에 맞추어 폐를 진료하는 호흡기내과(김호중·박혜윤 교수)도 합류했다. 또 중환자의학과와 영상의학과(김민영 교수), 핵의학과(조영석 교수),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유관 부서가 힘을 모았다.
다학제 진료를 도입한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삼성서울병원이 개원한 1994년부터 2015년까지 18년간 연평균 2.1명, 38명을 치료한 데 그쳤지만, 다학제팀 도입 이후 7년 동안 연평균 17.9명, 125명을 치료했다. 진단이 표준화되면서 만성폐색전성 폐고혈압 환자를 더 잘 감별한 덕분이다. 치료 결과도 향상됐다. 다학제팀 도입 후 치료한 125명의 경우 진단 당시 60% 이상이 심부전 수준 평가(WHO functional class)에서 3~4단계에 해당했다. 3단계부터 가벼운 활동만으로도 숨이 차는 등 일상 생활 제약이 크고, 4단계에서는 활동 자체가 제한된다.
다학제 진료 이후에는 전체 환자의 90%(113명)가 1, 2 단계로 호전됐다. 특히 전체 환자의 절반(63명)은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이 아예 사라졌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다학제 진료의 또 다른 축인 수술 역시 합병증이 줄어들었다. 기존에는 수술 환자의 약 39%가 우심방 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됐으나 다학제 진료 이후에는 12.5%로 크게 줄었다.
병원내 사망률도 1.6%로 미국과 유럽의 전문센터와 유사하게 낮아졌다. 앞서 수술 성적의 향상을 위해서 세계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미국과 독일의 병원을 방문하여 수술 기법을 업그레이드한게 주효했다.
장성아 폐고혈압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는 “만성폐색전증 폐고혈압에도 여러 치료가 효과를 보이며 서서히 치료 길이 열리면서 다학제팀의 중요성도 어느 때 보다 커졌다”면서 “다학제 진료의 임상적 근거가 확인된 만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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