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의 대사 속도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 부족하면 어떤 일이?
- 발저림과 체중 증가, 변비, 추위를 쉽게 타는 등 증상 나타나
구체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 내 거의 모든 조직이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자극하고, 세포가 사용하는 산소의 양을 증가시켜 심박수, 칼로리 소비 속도, 피부 유지, 성장, 발열, 소화 등에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에 갑상선 호르몬 농도가 저하된 또는 결핍된 상태를 뜻한다. 청소년과 성인에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자가면역성 갑상선염)에 의해 갑상선 자체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갑상선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반복되고 조직이 파괴돼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2020년 60만 8000명에서 2023년 68만 4000명으로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 11만 8000명, 여성 56만명으로 여성 환자가 약 5배 더 많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늘어난다. 통계에서도 40~49세에서 점차 늘어나 60~69세에서 환자가 가장 많았다.
갑상선 호르몬이 적으면 우리 몸의 대사가 감소되고 열 발생이 줄어든다. 이에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으며 얼굴과 손발이 붓고 잘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한다. 자율신경이 둔해져 맥박이 느려지고 위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긴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생리 주기가 변화하며 월경 과다가 동반되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심각하게 부족한 경우 혼수 등 신경학적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정신 활동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감퇴해 치매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에게서는 혼란스럽거나 건망증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발달에도 필요한데 호르몬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감퇴하고 말이 느려지는 증상이 동반된다. 호르몬 결핍이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에는 환자들이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기도 한다.
세란병원 외과 정홍규 과장은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 유지에 필수적이고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발달과 신체 성장에도 꼭 필요하다”며 “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거나 방금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T3, T4 또는 free T4)과 뇌하수체에서 분비되어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진단한다. 갑상선초음파로 갑상선조직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정홍규 과장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필요량보다 부족한 상태로 갑상선호르몬제제를 복용해 부족분을 채워줌으로써 쉽게 치료할 수 있다”며 “불충분한 갑상선 호르몬은 인체 기능을 느리게 만들며 일부 증상은 노인에서 우울증으로 오인될 수 있다. 온도 변화에 민감해지고 갑자기 피곤해진다면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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