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상전 유전 검사’를 상담하게 되는 케이스는 다양하다. 과거 습관성 유산, 이전의 염색체 이상의 태아 임신 기왕력 등에 더하여 시험관 반복 착상 실패와 고령의 난임에서도 적용되는 기술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PGT는 3가지로 분류되는데 일반적으로 고령 난임 환자에서 많이 실시하는 PGT-A는 염색체에 수적인 이상이 있는지를 보는 검사다. 부부에게 특별한 문제가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나이에 따른 태아 염색체 이상의 빈도가 올라가는 것을 스크리닝 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로 PGT-SR는 부부의 염색체 검사 결과상 염색체의 구조적인 이상이 있을 때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염색체 이상이 있는 배아를 배제하기 위해서 실시한다. 세 번째로 선천적 유전 질환의 리스크를 가진 가족에서 태아의 특정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PGT-M이 있다.
PGT를 하려면 과배란 유도를 통한 시험관 시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면, 다수의 난자를 획득하기 위해서 먼저 일주일에서 열흘간 과배란 유도 주사를 맞는다. 이후 초음파 검사상 난포가 일정 크기에 도달하면 배란되기 전에 수면 마취 하에 난자를 채취한 후 채취된 정자와 수정시켜 배양기 내에서 5~6일 정도 배양해 포배기 배아로 발달시킨다. 발달된 포배기 배아는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안쪽에 향후 태아로 성장할 내세포 덩어리(inner cell mass)와 바깥쪽에는 앞으로 태반으로 분화할 영양 외배엽 세포 덩어리(trophectoderm)가 생긴다. PGT를 위해서는 안전하게 영양 외배엽 세포를 5~7개 정도 생검하는데, 요즘은 염색체의 수적 이상을 검사하는 표준 방법으로 '넥스트 제너레이션 시퀀싱(NGS)'을 이용해 검사 결과를 빨리 볼 수 있어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 계획을 앞당기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PGT를 시행했던 환자 중 기억에 남는 케이스는, 41세에 둘째 난임으로 일반 시험관 시술을 했는데 임신에 성공했으나 태아 염색체 이상으로 유산이 되고 많이 힘들어했던 분이다. 다시 시험관 시술을 하길 원하면서도 나이가 많아서 또 유산이 될까봐 걱정이 돼 PGT를 선택했다. 다행히 나이에 비해서 난소 기능이 좋은 반응으로 난자 10개가 채취됐고, 그 중에서 2개가 포배기에 도달해 PGT 검사를 할 수 있었다. PGT를 통해서 확인한 정상 포배기 배아 한 개를 이식했는데 임신에 성공했고, 건강히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셔서 매우 기뻤던 기억이 있다.
수정란이 자궁내막에 착상되어 건강하게 유지되는 과정은 자궁이 생존에 적합한 생명체를 선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니 착상에 실패하거나 유산이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 스스로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을 챙기면서 난임 의료진과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 노력한다면 언젠가 건강한 아기를 품에 안는 그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믿는다.
(글: 서울라헬여성의원 김명희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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