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무릎 관절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관절의 수명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시대는 시니어들의 많은 신체활동, 사회활동을 필요로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무릎 관절의 기능이 떨어져서 원하는 만큼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상생활에 영향이 있을 정도의 퇴행성 관절염에서 시행되는 수술이 인공관절수술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10만 건 정도의 무릎 인공관절수술이 시행되고 있고, 2030년에는 18만 건 정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래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무릎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분들의 가장 큰 걱정은 단연 ‘수술 후의 통증’에 대한 것이다. 인공관절수술이란 연골이 다 닳은 관절을 잘라내고 금속으로 된 인공의 관절로 교체하는 큰 수술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통계적으로도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설문을 하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때 가장 걱정되는 점 1위가 수술 직후의 통증이고 2위가 퇴원한 이후의 통증이라고 한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기술적으로는 거의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상당히 완성도 높은 수술이다. 때문에 최근 무릎 인공관절을 연구하는 의사들은 수술의 기술뿐 아니라 수술 전후의 통증 조절 기술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통증을 잘 조절하는 것이 곧 좋은 수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수술 전후의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은 대표적으로 몇 가지가 있다. 수술 중 관절 주변의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여러 약제를 섞은 일명 ‘통증 칵테일’을 주사하는 것, 수술 직후 초기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시행하는 말초신경차단술, 수술 후의 통증 뿐 아니라 구역질과 구토 등의 증상까지 예방할 수 있도록 여러 약제를 혈관 주사하는 것, 수술 후 우리 몸이 통증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일명 ‘중추신경감작’을 예방하기 위한 약을 사용하는 것 등이다.
실제 이러한 통증 조절 기술을 잘 조합하여 사용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술 후의 통증이 훨씬 잘 조절된다. 통증의 조절로 단순히 수술 및 회복의 과정을 덜 힘들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합병증의 발생도 줄여주며 수술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독자가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고민중이라면 대부분 수술 후의 통증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공관절수술이란 연골이 다 닳은 관절을 잘라내고 금속으로 된 인공의 관절로 교체하는 큰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 및 회복의 과정에서 상당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최신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여러 통증 조절 기술을 주치의와 잘 상의하고 적용한다면, 그 과정을 이전보다 한결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고 이는 곧 좋은 수술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실제 환자의 후기 속 표현을 빌려본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본인이 받은 인공관절수술을 ‘인생의 좋은 선택’으로 여기게 되길 기원한다.
(글 : 바른본병원 이승열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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