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통풍보다 무서운 “겨울철 통풍", 염증 반응 촉진해 고통 가중
고퓨린 식품, 서구화된 식단으로 낮아지는 통풍 환자 연령
하루 8잔↑ 물 섭취 습관 들여 통풍 예방

통풍은 체내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관절에 축적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요산은 보통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요산염 결정체를 형성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흔히 땀 배출이 잦은 여름에 쉽게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겨울철에 증상이 더 악화돼 나타날 수 있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기온이 낮은 겨울철 요산 결정체가 관절에 더 잘 침착되며, 특히 겨울철에는 신체 부위 중 가장 체온이 낮은 부위가 발가락이고 반복적인 자극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온이 낮아질수록 혈관이 수축하고 체내 요산 축적이 쉽게 일어나 통풍 발생률이 높아진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문제로 통풍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져 각별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기온이 낮아질수록 혈관이 수축하고 체내 요산 축적이 쉽게 일어나 통풍 발생률이 높아진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문제로 통풍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져 각별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고통이 배가 되는 “겨울철 통풍”

추운 환경에서 관절 부위 온도는 떨어진다. 손가락과 발가락 같은 말단 부위는 체온 조절이 어려워 요산 결정이 형성되기 쉽다. 관절에 쌓인 요산 결정은 면역 세포를 자극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통풍 발작을 유발한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만성 염증으로 이어져 더 고통스러운 통증으로 이어진다.

혈관도 기온이 낮아짐에 따라 수축한다. 혈액순환이 더뎌지고 관절 주변 조직 체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관절의 국소 저온은 요산 결정 형성을 가속화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진행한 요산결정 연구에 따르면 요산의 용해도는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데, 요산 결정은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더 쉽게 형성돼 염증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

식단도 통풍 유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퓨린(purine)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통풍 발생 위험률이 증가한다. 겨울철 굴, 대게 같은 제철 해산물을 즐겨먹는데, 이는 퓨린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특히 내장이나 알 부위는 100g당 퓨린 함량 200~300g으로 고퓨린 식품이다. 여기에 함께 마시는 알코올도 퓨린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요산 배출을 방해한다.

◇젊은 층도 안심하면 안되는 통풍

통풍은 외부 요인 외에도 성별, 연령에 따라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요산 농도가 더 높은 남성이 걸리기 쉽다. 남성호르몬은 요산 배출을 억제하는 반면 여성 호르몬은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성도 안심할 수는 없다. 폐경 후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해 요산 배출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남성은 30~50대에서, 여성은 60대 이상에서 통풍이 나타난다.

보통 중장년기 층에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과체중, 서구화된 고칼로리 식단, 음주, 스트레스 등 요인으로 젊은 20~30대 사이에서도 통풍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30만 8728명이던 환자 수는 2023년에 53만 5100명으로 약 73% 증가했다. 그 중 20~40대 남성 환자의 경우 10년 전 대비 20대는 약 167%, 30대는 109%, 40대는 83%가 늘어 2023년 전체 통풍 환자의 48%를 차지했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통풍 예방·관리법

더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생활습관을 관리해 통풍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내장류, 고퓨린 해산물 섭취를 줄여 요산 축적을 줄여야 한다. 브로콜리, 시금치, 귤, 유제품 등 퓨린 함량이 매우 적은 식품을 섭취하는 습관을 형성한다. 특히 퓨린 함량이 높은 알코올인 맥주와 증류주 섭취도 삼가야 한다.

비타민 C는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음식이다. 오렌지, 레몬 등 식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은 요산 농도를 낮추고 소변량을 증가시킨다. 소변량이 많아질수록 요산은 효과적으로 배출된다. 미국 보스턴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에서는 통풍 환자 535명을 대상으로 수분 섭취와 통풍 발작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하루 8잔 이상 물을 마신 참가자에게서 하루 1잔 마신 참가자에 비해 통풍 발작 위험이 약 40% 감소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 해소 활동,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격렬한 운동과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는 오히려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일 수 있기에 저강도 운동 반복과 점진적인 운동 강도 증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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