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비침습적 고주파 온열요법이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지난달 말 발표됐던 대한남성과학회 해외학술상 기초 부문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수상은 비침습적 고주파 온열요법 (RFHT, Radiofrequency Hyperthermia)이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는 핵심 신호 전달체계를 억제함으로써 만성 전립선염 증상을 완화하는 작용 기전을 규명한 첫 연구라는 점이 높게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염은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비뇨의학적 질환으로, 비뇨의학과 방문 환자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립선염으로 진료를 받는 매년 약 25만명 의 환자 가운데 90% 정도가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 (CP/CPPS, Chronic Prostatitis/Chronic Pelvic Pain Syndrome)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속적인 회음부 및 하복부 통증, 하부요로 증상, 성기능 장애, 심리적 문제 등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켜 환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번 연구는 마우스 모델을 통해, 실험용 쥐를 세 가지 그룹 (정상, 질환 유발, 질환 유발 후 고주파 온열요법 적용)으로 나눠 진행됐다. 실험 대상인 고주파 온열요법을 받은 쥐들은 5주간 해당 치료를 받은 다음, 통증 역치와 자극 반응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측정하였다.

연구 결과 고주파 온열요법 치료를 받은 경우, 별도의 치료를 받지 않은 쥐들보다 통증 반응 평가에서 유의하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염증성 사이토카인 (TNF-α, IL-6, IL-8)의 발현이 감소했으며, 염증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HMGB1, TLR4, NF-κB)과 통증 유발 인자 (COX-2)이 발현 역시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주변 조직에 대한 위해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온열요법 시행 중 직장 온도가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됐을 뿐 아니라,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 주변 장기(방광, 고환, 직장)에도 열손상이 발생하지 않음이 확인됐다. 이는 고주파 온열요법이 주변 장기에 열 손상을 주지 않는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사실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제까지는 항생제, 항염증제, α-차단제 등의 약물 요법이 표준치료로 이뤄져 왔으며, 지속적인 투약 부담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증상 완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일부 대체 치료법으로 충격파, 물리 치료, 고주파 온열 치료 등이 연구돼 왔으나, 침습적 방법이거나 작용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배웅진 교수팀의 연구는 전립선 온열요법의 작용 기전을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해 과학적 근거를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비침습적 접근 방식으로 효과적인 고주파 온열요법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사실로, 요도나 직장을 경유해 도관을 삽입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안전성과 편리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배웅진 교수는 “비침습적 고주파 온열요법이 염증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에서 항염증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입증한 첫 연구로서 의미를 가진다”며, “비침습적이고 주변 조직에 위해가 없는 만큼,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환자들에게도 안전하고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웅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배웅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임상 시험을 통해 임상 현장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더욱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 증후군의 정확한 병인이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제시한 염증 경로(HMGB1-TLR4-NF-kB)에 대한 이해는 향후 치료제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세계 남성 건강 저널(World Journal of Men's Health) 2024년 10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같은 날 대한남성과학회 해외학술상 임상 부문은 김세웅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수상해 서울성모병원이 기초와 임상 연구 부문을 동시에 석권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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