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김동현 교수, 안구건조증 43명 대상 연구 진행
가천대 길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소점안제로 치료 받은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안구건조증 환자 43명 총 86안을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는 안구표면지환지수(OSDI) 점수와 눈물막파괴시간(TBUT), 눈물분비량을 측정해 오존, 미세먼지(공기역학직경 10㎛ 미만), 초미세먼지(공기역학직경 2.5㎛ 미만) 농도와의 연관성을 파악해 이뤄졌다. 대상자 43명 중 남성은 12명, 여성은 31명이었고, 평균연령은 56.3세였다. 이들의 평균 안구표면질환지수 점수는 42.4, 눈물막파괴시간은 2.7초, 눈물분비량은 1.43mm였다.
연구 결과, 안구표면질환지수 점수는 오존 및 초미세먼지 노출과 상관관계에 있었다. 안구표면질환지수 점수는 오존 1ppb 증가 당 0.328점 증가했고, 초미세먼지 1㎍/㎥ 증가 당 0.378점 증가했다. 미세먼지는 안구표면질환지수 점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1㎍/㎥ 증가 당 눈물막파괴시간을 0.028초 단축시켰다.
☞ 안구표면질환지수(OSDI) : 안구건조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안구건조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수치로 보여준다.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한 것으로 본다.
우선 오존과 초미세먼지는 안구표면질환지수 점수에 관여했다. 오존(1ppb 당)에 따른 눈물분비량은 1주일 간 노출 시 0.144mm 감소했다. 1개월 간 장기 노출 시(–0.164mm) 감소량은 더욱 커졌다. 초미세먼지(1㎍/㎥ 당)의 경우 1일간 노출 시 눈물막파괴시간을 0.015초 감소시켰다. 다만, 1주일 1개월 간 장기간 노출은 눈물막파괴시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김동현 교수는 “안구표면질환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대기오염 물질은 오존과 초미세먼지”라며 “미세먼지는 눈물막파괴시간과 연관이 있어 역시 안구불편감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구건조증 정도를 볼 수 있는 안구표면질환지수에 미세먼지 농도가 무관하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세먼지는 눈물막파괴시간을 단축시켜 안구불편감을 악화시켰다. 미세먼지(1㎍/㎥ 당)에 따른 눈물막파괴시간은 1일 노출 시 0.028초 감소했으며 1주일 간 노출되면 0.029초 단축됐다. 1개월 간 지속 노출 시에는 –0.023초 줄어들었다. 단, 미세먼지는 안구표면질환지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는 눈물막파괴시간을 감소시켜 안구 불편감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안구표면이 대기오염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지만, 대기오염이 안구불편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임상연구가 드문 가운데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다.
연구 기간 중 인천광역시의 기온과 습도는 연간 주기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 기간 오존농도는 봄과 초여름(5~6)에 높았고, 겨울(12~1월)에 낮았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는 봄(3~4월)에 높았고 여름(7~8월)에 낮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성분이 안구건조증에 미치는 상이한 부작용: 오존, 초미세먼지 및 미세먼지를 중심으로(Different adverse effects of air pollutants on dry eye disease: Ozone, PM2.5, and PM10)’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환경 관련 저널인 [Environmental Pollution] (IF 6.792) 7월호에 게재됐다.
◆ 안구건조증,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안구건조증은 결막염 등 다른 안구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눈물 분비량과 눈물막 파괴 시간 등 정확한 측정을 통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안구표면질환지수는 화끈거림, 충혈과 같은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을 환자가 스스로 느끼는 정도를 점수화해서 도출한다. ▲모레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다 ▲통증이 있다 ▲컴퓨터를 할 때 불편하다와 같은 총 12가지 질문에 대해 점수(0~4점)를 매긴 후 총점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지표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안구표면질환지수는 안구건조증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안구건조증은 결막염과 같은 기타 안구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섣부른 자가진단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으로 진단됐다면, 치료를 위해서는 바람, 건조함, 대기오염물질 등 원인이 될만한 것들을 피해야 한다. 여기에, 인공 눈물로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증상이 심할때면 눈물점을 막아서 눈물을 보존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또 헤어드라이어 사용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등 눈을 장시간 깜빡이지 않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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