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꼴로 느낄 정도로 흔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마음이 여린 사람, 주위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 기가 약한 사람, 섬세한 사람, 소심한 사람, 여성에게 빈도가 높다. 제때 치료되지 않고 만성으로 악화되면 입냄새, 치질, 두통, 어깨결림 등의 신체 증상과 함께 의욕 상실, 만성피로, 우울 등의 정신적인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종종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에게서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직접적으로 구취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장기간 소화불량이 계속되면 입냄새 발생 개연성이 있다.
대표적인 소화기질환인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별다른 기질적 질환이나 감염이 없는 게 특징이다. 기능성이나 신경성으로 대장이 비정상적인 수축 운동을 한다. 이에 비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증상이 비슷한 장염은 알레르기, 세균, 바이러스에 의해 장에 염증이 생긴 기질적 질환이다.
대장의 운동력을 떨어뜨리는 비정상적 수축운동은 스트레스, 식습관, 영양 불균형, 장내 세균총 변화 등이 원인이다. 일부는 유전, 장의 감염, 위장관 팽창, 위장약 복용 등으로 생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섭생, 위장 기능, 뇌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스트레스가 바로 뇌의 문제다. 이 질환이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에게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신경계 전체를 관장하는 뇌는 소화기능의 위장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소화기 질환의 30% 가깝게 차지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심리적 질환이다. 해부학적으로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대장 내시경, 위장 조영술, 혈액 검사 등에서 별다른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이 질환을 스트레스, 비신양허(脾腎陽虛), 심비혈허(心脾血虛)로 접근한다.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간장의 기운이 응결되고, 울결된 간기가 장을 경련시킨다. 비신양허는 비(脾)와 신(腎)의 양기가 모두 허한 것이다, 장은 콩팥의 양기를 받아 배변 기능을 수행한다.
장에 찬 기운이 돌면 배변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 심비혈어는 자율신경 실조와 관계 있다. 심장이 스트레스로 위축돼 장에 혈액 공급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혈액이 부족하면 가슴이 두근거림, 근심 걱정이 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따라서 장의 관련성이 있는 간장, 심장, 콩팥 등의 오장육부의 기능 향상과 균형을 꾀하는 처방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뇌와 위장, 대장 신경계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위열(胃熱)도 다스리면 많이 좋아진다. 효과가 큰 건장탕은 약해진 장의 기운을 강하게 하는 약재로 구성돼 있다.
또 장내 가스 발생의 직접 원인인 위열(胃熱)도 완화시켜야 한다. 소화능력이 떨어지면 위장에 노폐물이 축적돼 열이 발생된다. 열은 침 생성을 줄게 해 입안 건조를 일으켜 구취를 나게 한다.
입냄새나 목이물감으로 악화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위와 장의 직접적인 치료와 함께 정신 활동과 연계된 간(肝), 심장(心臟) 기능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처방은 소요산, 귀비탕, 분심기음, 시호가용골모려탕, 온담탕 등이다. 자율신경 균형은 향부자 진피 소엽 같은 약재가 효과적이다.
혜은당클린한의원김대복원장(한의학박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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