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처음 증상은 심각하지 않고, 다른 질환과의 구분도 쉽지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있다. 기침을 해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이후에 편도선염 치료와 비염 치료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이비인후과에서 내시경 검사에다 식도조영술을 해도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한의원에서는 매핵기로 진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 증상은 목이물감이 계속되고, 전화를 받을 때 등 갑자기 말을 할 때 목이 잠겨서 당황하는 사례도 있다.
목의 염증이나 종양 또는 식도질환이 없는 가운데 이물감이 계속되면 크게 다섯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다. 매핵기, 역류성식도염, 후비루증후군, 편도결석, 편도선염이다.
첫째, 매핵기다.
주 증상은 목에 느껴지는 이물질이 삼켜지지도, 뱉어지지도 않는다. 일부는 호흡곤란, 심한 기침, 목의 통증을 호소도 한다. 두통, 집중력 저하, 이명, 불안, 불면증도 느낄 수 있다. 매핵기는 신경성 질환으로 한의학의 기울(氣鬱)성 병증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의 흐름이 장애를 받아 울체된다. 이로 인해 목에서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다.
동의보감 외형편에서는‘칠정(七精)으로 기가 울결 되면 담연(痰延)이 생긴다. 이것이 기를 따라 몰리면 덩어리같이 된다. 이것이 명치 밑에 있으면서 목구멍을 막는다. 마치 매화씨나 솜뭉치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뱉어도 나오지 않으며 삼키려 해도 넘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둘째, 역류성식도염이다.
식도와 위 사이를 조여 주는 괄약근에 이상이 생겨 십이지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유입되는 현상이다. 가슴의 작열감, 명치와 가슴의 통증, 식사 후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또 목 이물감, 연하운동 장애, 상복부 팽만, 구역감, 후두 자극성 기침, 목 통증, 신물오름,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증세도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역류성식도염을 탄산(呑酸), 토산(吐酸) 용어를 설명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탄산은 신물이 명치를 찌르는 것이고, 토산은 신물을 토해내는 것이다. 위에 들어온 음식이 습열로 인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해 신물이 생긴다’고 기록했다.
셋째, 후비루증후군이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거나 목 이물감이 있는 증세다. 코속의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기침이 심해질 수 있다. 기침은 누운 자세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후비루증후군의 증상에서 가장 심한 것은 구취다. 이는 단백질 분비물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질소화합물을 생성해 심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큰 원인은 코 점막 손상이나 건조함이다.
한의학에서는 호흡계인 폐, 소화계인 비, 내분비계인 신의 약화에 따른 면역기능 저하로 보고 있다. 또 수분대사 장애가 일어나는 담음, 습한 기운과 열이 체내에 쌓여 있는 상태인 습열담, 스트레스에 의한 칠정기울, 원기가 약하거나 부족한 기허를 원인으로 본다.
넷째, 편도 결석이다.
편도 혹은 편도선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뭉쳐서 생기는 쌀알 크기의 작고 노란 알갱이다. 이 결석은 아주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양치질을 하거나 기침할 때 노란 알갱이가 튀어 나오기도 한다. 흔한 원인은 만성 편도선염이고, 구강 위생 불량도 적지 않다. 비염이나 부비동염으로 인해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도 원인이 된다.
다섯째, 편도선염이다.
주로 과로로 일어나는데 고열, 연하통, 관절통이 동반된다. 주요 증상은 목 이물감과 통증으로 침뿐만 아니라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하다. 오한, 고열, 두통, 전신쇠약과 같은 제반 증상들로 인해 매우 고통스럽다. 이밖에도 마른기침, 식욕부진, 두근거림, 어깨 결림 등의 증상과 함께 후두염, 기관지염, 중이염, 축농증 등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혜은당클린한의원김대복원장(한의학박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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