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초기증상 없지만 전이 쉽고 재발률·합병증 가능성 높아 위험 ... 나이들면 나타나는 대장 ‘용종’, 정기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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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창자라는 의미의 대장(大腸)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나뉜다. 모양은 물음표를 연상하면 되는데, 물음표의 둥근 부위가 결장, 아래쪽 직선 부위가 직장이다. 직장은 대장의 제일 끝부분부터 항문까지의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다. 변을 저장하고 배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직장은 주먹 하나 크기의 좁은 골반 중앙에 위치한다. 전방으로는 전립선이나 질 등 생식기와 인접해 있고, 측면으로는 골반혈관과 신경이, 후방으로 천골이 위치해 있다.

김지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직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직장암의 경우 인접한 다른 장기에 전이되기 쉽고, 결장암과 달리 재발률과 수술에 따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장암, 전체 대장암의 약 40%… 80%는 식습관 등 후천적 원인

최근 발표된 국가암통계자료를 보면 대장암 발생률은 2019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56.5명으로 갑상선암(59.8), 폐암(58.4), 위암(57.4)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조발생률). 2019년 한해에만 2만9030명이 대장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았다.

햇빛에 많이 그을릴수록 주름이나 점이 생기듯 붉은 고기나 술과 같은 대장암 위험요인에 의해 대장점막에 용종이 생기고, 그 일부가 대장암이 된다. 또 연령에 비례해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로 50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대장암의 약 80%는 식습관, 비만과 같은 후천적,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나머지 10~20%는 유전적 요인이다. 특히 식습관은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 요인으로 알려진다. 비만 역시 대장암 발생 위험을 두 배 정도 증가시킨다. 음주는 대장암 발생률을 2배, 흡연은 50%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략 대장암 환자 5명 중 1명은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다행히 대장암은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발견을 통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고 5년 생존율 역시 75%를 넘는다”며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에 생기는 용종이 자라서 암이 된다. 즉 용종만 잘 제거해주면 대부분의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데,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다. 특히 용종의 크기가 클수록 암으로 이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직장암은 전체 대장암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00년대 이전에는 결장암보다 환자가 많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직장암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결장암 비율이 약 70%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국내 직장암 발생비율은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상 나타나면 진행된 경우가 많아… 배변습관 바뀌면 병원 찾아야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은 대장암의 발생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측 대장이 좌측에 비해 내경이 넓기 때문에 우측 대장암의 경우 막히는 증상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장암으로 인한 출혈이나 체중감소와 같은 전신증상이 많다. 반대로 좌측 대장에 종양이 자라는 경우 좁은 내경 안에서 암이 자라면서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이 변할 수 있다. 대장암에 따른 출혈은 경우에 따라 만성적으로 진행해 빈혈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암이 상당히 자란 경우에는 복부에 종괴가 만져지기도 한다.

대장암 증상이 의심돼 병원을 찾게 되면 우선 항문수지검사와 항문직장경을 통해 1차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가능한 빠른 시기에 대장내시경을 통해 직장과 나머지 대장을 검사해 직장암 유무를 판별한다. 직장암으로 진단된 경우 직장암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와 골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직장암의 경우 폐전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흉부 CT 역시 필수적이다.

직장암 초기인 경우 진단 후 수술 전 CT와 MRI 검사 후 수술을 진행하지만,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는 약 1달 반이 소요된다. 방사선치료 완료 후 6~8주 후 수술을 진행한다.

김지훈 교수는 “대장암 조기발견을 위해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는 45세 이후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고, 국가암검진 사업으로 대변잠혈검사가 시행되고 있다”며 “혈변이나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술만이 유일한 완치법… NGS 통해 개인별 맞춤 암치료 가능

직장암은 수술적 절제만이 유일한 완치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은 저위전방절제술이다. 직장은 지방조직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 지방조직 안에 암세포가 퍼져 있을 수 있다. 저위전방절제술은 이 지방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골반으로부터 직장과 직장 주변 지방조직을 절제한다. 복강경으로 시행한다. 일부 초기 직장암에서는 대장내시경절제술 또는 경항문절제술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진행성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1기를 제외한 직장암에서는 수술 후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환자 개인별 맞춤 암치료가 가능해졌다. NGS 검사는 환자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유전자 변이로 인한 질환을 진단하고, 각 개인에게 잘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NGS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유전자 변이부위를 한꺼번에 분석함으로써 검사시간의 단축이나 개인 맞춤형 치료를 통한 치료제(약물)의 반응이 예측 가능해져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김지훈 교수는 “직장암은 다른 대장암보다 재발률이 높고, 좁은 골반에서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국소재발률 또한 높다”며 “재발률은 20~50% 정도로, 3~5년 내 주로 재발하고 5년 이후에는 재발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했다.

예방 위해선 식습관·운동 중요… 45세 이후 대장내시경 필수

직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고기와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규칙적 운동은 장의 연동을 촉진시켜 대변이 장 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또 대장암 위험요인인 비만도 예방한다. 흡연과 음주도 대장암 발생과 연관이 있는 만큼 담배와 술을 멀리하는 생활습관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5세 이후에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장항문학회에서는 45세 이후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50세 이후 대장암 발병률이 높고, 내시경적 절제가 용이한 용종(대장암 전단계) 상태에서 발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지훈 교수는 “나이가 들면 얼굴에 점과 검버섯이 늘듯 대장에서도 용종이 늘고 암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국가 암검진에서 대변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대변잠혈검사의 정확도는 높지 않는 편이다. 45세 이후에는 대장내시경을 꼭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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