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렇게까지 극심한 척추 변형은 척추후만증의 결과라기보다 척추압박골절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가 부서지면서 내려앉는 질환이다. 별다른 외부 충격 없이도 척추 자체의 무게를 못 이겨 척추뼈 앞 기둥 쪽에 금이 가면서 내려앉기 때문에 상체는 앞으로 굽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엉덩이는 뒤로 빠지는 모습으로 변형되는 증상이 일반적이다.
바르지 못한 자세가 원인이 되는 척추후만증은 척추뼈는 제 모양을 유지한 상태에서 디스크만 압박을 받아 찌그러지면서 척추가 전반적으로 기우는 반면 압박골절에 의한 척추후만증의 뼈가 부러졌다 붙었다 하면서 뼈 모양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일자허리 정도가 아니라 역C자형 허리가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일자허리든 역C자형 허리든 척추후만증의 범주에 속하는 것은 맞지만 원인에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그리고 척추압박골절의 원인은 골다공증이 유일하므로 자세와는 상관없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골다공증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뼈가 푸석푸석해질 정도로 골밀도가 심하게 떨어진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고령의 노인들에게서 주로 나타나지만 젊은 시절부터 골밀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더 이른 나이에도 압박골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칼로리 섭취량을 극도로 제한하며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이 대표적이고, 과도한 흡연과 음주를 하거나 음식을 짜게 먹는 경우, 카페인 음료와 탄산음료를 과다섭취하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급증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영양결핍을 초래하고 과도한 흡연과 음주는 뼛속의 칼슘을 배출시키는 동시에 칼슘 흡수까지 방해해 골다공증에 치명적이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남아도는 염분은 체외로 배설되는데 이 때 칼슘이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음식을 짜게 먹을수록 칼슘의 소실량이 증가해 역시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 또 카페인 음료는 뼛속의 칼슘을 녹여 배설하는 작용을 하고 탄산음료 속의 인 성분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섭취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 밖에 폐경기 여성과 난소를 제거한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줄면서 골밀도가 떨어지게 돼 있고 직계가족 가운데 골다공증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골다공증 자체는 아무런 통증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뼛속에서 칼슘이 거의 다 빠져나가 푸석푸석한 상태가 돼도 모르고 지내는 수가 많다. 심지어 척추에 압박골절이 일어나도 의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골다공증이 심한 척추는 앉고 서는 정도의 가벼운 동작에도 척추에 금이 가면서 조금씩 내려앉는데다 골절이 일어날 때만 좀 심한 요통이 있다가 곧 호전되는 증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압박골절이 심하게 진행되거나 고관절이 골절되면 그제야 심한 통증이 뒤따르게 되는데 이 정도까지 진행된 후에는 수술 외에는 통증을 해소할 방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압박골절을 당하기 쉬운 신체 부위 가운데 가장 위험한 곳이 고관절이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 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골밀도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무엇보다 고령의 환자가 고관절 골절 때문에 오래 누워 있을 경우 폐 기능 및 심장 기능의 저하 또는 혈전증 등으로 인해 사망하게 될 위험도 높다.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고 꼿꼿한 척추를 유지하려면 일찍부터 골다공증 예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단 골밀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뼈가 소실되는 속도를 생성되는 속도가 좀처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골밀도는 대개 30대 초중반 무렵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늦어도 30대 초반부터는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영양결핍을 초래할 수 있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당연히 금물이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해야 하며 짠 음식, 카페인 음료, 탄산음료 등도 피하는 것이 골밀도 저하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이처럼 골밀도를 떨어뜨릴 위험을 최대한 줄이면서 우유 및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 해조류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골다공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칼슘을 섭취할 때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를 반드시 함께 보충해야 하는데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지만 하루 15분 이상 햇볕을 쬐며 걷는 것이 척추를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길이다.
(글 :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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