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률 높음에도 인식 낮아, 학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당뇨병처럼 관리되어야” ... 새 진료지침에선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55mg/dL

16일진행된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기자간담회현장
16일진행된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기자간담회현장
우리나라 20세 이상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48%로 매우 높은데 비해 이를 어떤 질환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에 그쳐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16일 제11회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 with APSAVD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학회는 이 같이 낮은 인식에는 국가적 차원의 여러 만성질환 정책에서 아직까지 ‘이상지질혈증 패싱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는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및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개정 의의와 주요 개정사항 ▲제11회 ICoLA 개요 및 주요 학술 세션 소개 ▲이상지질혈증 국가 관리체계 진단 및 보다 나은 관리를 위한 제언 등의 주제로 이뤄졌다.

정인경 홍보이사(경희의대 내분비내과)는 국내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 및 관리실태를 분석한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기존과 달리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기준을 남녀 간 다른 기준을 적용하여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을 추가로 분석했다.
기존 방식으로 LDL 콜레스테롤 160 mg/dL 이상, 중성지방 200 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 mg/dL 미만 중 한 가지 이상을 가진 경우를 살펴보면, 국내 20세 이상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40%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의 HDL 콜레스테롤 정상치가 남성 대비 10mg/dL 이상 높은 점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추가 분석한 결과는 48%로 나타나 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하지만 높은 유병률에도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인식도는 매우 낮았다.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으면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71%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이상지질혈증이 어떤 질환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 중 65%가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 약을 중단해도 된다고 답해,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의 중요성과 인지 또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식저하에 대해 학회는 국가적 차원의 여러 만성질환 정책에서 ‘이상지질혈증 패싱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반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는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과 ‘일반 질환 의심’ 판정을 구분하고 있으나, 이상지질혈증은 별도의 항목이 아닌 일반 질환으로 분류되어 질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저해되고 있었다. 또한,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의심 판정을 받은 경우 이후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로 해당 질환에 대한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 이상지질혈증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성희 대외협력이사(서울의대 내분비내과)는 “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뇌혈관질환의 주요한 선행질환 중 하나로 매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등록대상에서도 빠져 있다”며, “이상지질혈증의 검진부터, 통보, 사후관리까지 전주기적 예방 및 관리체계를 통해 뇌혈관질환 주요 위험인자 간 통합 관리를 실현하고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고 정책을 제언했다.

또한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개정한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도 공개됐다. 지침의 주요 변화점은 심혈관 위험도 분류에 따라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세분화하고 한층 강화한 점이다. 먼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인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부분을 보다 자세하게 서술하였으며,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를 기존의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권고하였다. 또한, 유병기간 및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동반 개수에 따라 당뇨병과 뇌졸중의 위험도를 세분화했다.

개정된이상지질혈증진료지침중위험도및LDL콜레스테롤농도에다른치료
개정된이상지질혈증진료지침중위험도및LDL콜레스테롤농도에다른치료
심혈관 위험군별 치료 전략에서는 스타틴을 주된 치료 약제로 권고하고,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 도달하지 않은 경우에 추가 투여하는 에제티미브, 그리고 초고위험군에서 세 번째로 투여하는 PCSK9 억제제에 대한 권고 수준을 상향 조정하였다.

또한, 고중성지방혈증 치료를 식사요법, 아이코사펜트 에틸(Icosapent ethyl), 피브레이트(fibrate) 및 오메가-3 지방산에 대한 권고 내용을 세분하여 기술하고, 식사와 운동 관리도 실질적인 내용으로 권고하였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최동훈 이사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여러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동맥경화의 핵심 위험인자다. 특히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을 계속 좁히고 체내 피의 흐름을 막아 결국에는 급성 심장 돌연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그러나 여전히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분야 관련 대국민 인식 개선은 물론, 국가적 정책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의 혈관 건강 유지와 증진에 역점을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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