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사고의 3분의 1은 실족사고 ... 접질린 발목 방치하면 '발목불안전증' 불러, 악순환
하지만 안전사고도 유의해야 한다. 정부의 재난연감을 보면 한해 등산 사고 중 30% 이상이 단풍철을 끼고 있는 9∼11월 발생한다. 가장 흔한 부상은 발목 염좌다.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산악 사고의 3분의 1은 실족사고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철 단풍을 보러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고 울퉁불퉁한 길을 걷다가 발목을 접질리게 되는데 이 순간 발목 뼈가 제자리를 이탈하면서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붓고 통증이 생기는 염좌가 발생한다.
문제는 사고를 당한 이후다. 만약 사고로 생긴 발목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넘어가게 되면 만성적인 질환, 발목불안정증이 찾아올 수 있다.
발목불안정증은 발목 염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연세건우병원 족부관절팀 유종민 박사(정형외과 전문의)는 "젊은 사람들은 발목에 통증이나 부종이 생겼을 때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 판단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발목 염좌를 방치하다가 반복적으로 발목을 접질릴 경우 발목 인대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정상보다 커진 유격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발목의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만성질환인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발목불안정증이 발목 염좌를 유발하고 이 발목 염좌가 다시 발목불안정증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유 박사는 “발목불안정증은 손상된 인대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발목 인대는 우리 보행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인대가 손상된 상태에서 다시 산길에 오르면 불안정한 발목이 부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자신이 자주 넘어지거나 발목을 자주 접지르면 섣불리 산행에 나서기보다는 발목 건강을 먼저 체크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목불안정증은 의료기관에서 제대로 검사받는 것이 좋다. 인대가 제대로 힘을 주고 있는지, 발목을 제대로 잡아주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대 기능에 떨어졌다고 의심되는 경우는 검사를 통해 더 정밀하게 살펴본 후 손상에 따른 대처를 진행한다.
유 박사는 “수술은 불안정증 정도에 따라 봉합술과 이식술로 구분된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환자는 봉합술로 시행된다. 일반적으로는 병변부위를 절개 후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변형브로스트롬(MBO)술식을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장비 개량과 도달법 개선으로 비절개 내시경봉합술로 가능하다”고 한다.
불안정증과 인대파열 정도가 심한 환자에 시행하는 이식술(재건술)은 인대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부학적으로 가장 근접하게 재건하는 수술이다. 파열되기 전 인대의 두께·방향을 재구성해 가장 비슷한 역할을 하는 항원 처리된 힘줄을 이식한다.
유종민 박사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상 걸을 때에도 발끝과 무릎이 일자가 되게 하고 다리가 팔자 모양이 되지 않도록 걸어야 힘이 적게 들고 자세가 안정돼 부상 위험도 적다. 또 등산을 할 때에도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되 발목 부분을 잘 고정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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