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신장손상(CKD)’이란 신장이 혈액에서 대사 노폐물을 걸러내는 능력이 짧은 시일 동안 급격히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발생 시 부종이나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체적 과부하(심장에 너무 많은 양의 혈액이 존재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는 상태), 전해질 장애, 심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급성신장손상이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투석을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한데, 의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망률은 4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급성신장질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이정표 교수 연구팀(제1저자 서울의대 신동진)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국내 7개 의료기관에서 급성신장손상이 진단된 환자 136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투석치료 중 하나인 CRRT(지속적 신대체요법) 시작 당일(D0)과, 2일째(D2), 7일째(D7)에 수집한 혈액 샘플을 분석해 예후가 불량한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임상적 특징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TNF-α)를 구성하는‘ 종양괴사인자 수용체1(TNFR1)’의 발현과 급성신장손상 예후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환자의 생존률 추정을 위해 널리 이용되는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 분석 결과, 혈중 TNFR1 농도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승했으며(p=0.002), CRRT 시작 후 7일째까지 혈중 TNFR1 농도가 가장 크게 상승한 그룹의 사망 위험 또한 다른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33).
또한, TNFR1 수준이 환자의 임상 결과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시행한 다변량 cox 비례 분석 결과에서는 통계 분석을 위해 자연 로그값으로 변환된 TNFR1 수치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 사밍 위험은 1.54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의 제1저자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신동진 학생은 “이번 연구는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한 환자의 생존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종양괴사인자 수용체 수치 상승은 진행성 신기능 손상과 사구체신염 발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사망 위험이 높은 중증 급성신장손상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혈액 정화(Blood Purification)’에 10월 게재됐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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