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은 아이들 간에도 우식 치아 개수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다. 검진 결과에 보호자들은 ‘첫째는 치과 치료도 별로 안 받고 컸는데 둘째는 할게 많네요?’ 라며 대부분 질문을 하신다.
그렇다면 왜 다를까? 치아 우식은 기본적으로 우식 세균에 의한 질환이며 우식세균이 당을 대사 하여 만들어내는 산이 치아에 부식을 일으킨 결과이다. 치아 표면에 초기에 형성된 우식이 방치되면 우식세균이 지속적으로 치아를 파괴시켜 치료가 불가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다양하며 이를 알면 가정에서도 우식을 어느정도 예방하거나 가속화시키는 걸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치태이다. 치태는 구강 내 타액과 기질, 미생물의 혼합물로 치아 표면에 부착되어 있는 치면 세균막이다. 물론 미생물 중에는 우식을 유발하는 세균도 포함되어 있다. 치태 내에 우식을 유발하는 세균이 많을수록 우식의 위험은 증가하며 꼼꼼한 칫솔질을 통해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두 번째로 치아이다. 치아는 산성의 환경에서 탈회, 즉 부식이 일어나는 칼슘과 인이 포함된 미네랄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산성에서 중성으로 회복되면 용해되었던 칼슘과 인 성분이 다시 침착돼 재광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재광화는 탈회보다 매우 느리게 일어나므로 치아가 산성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재광화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면 탈회가 지속적으로 일어나 결국 충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음식인데, 특히 끈적하게 치아에 오래 달라 붙어있을 수 있는 음식의 섭취이다. 이러한 음식의 섭취 빈도도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녹아 없어지는 초콜릿 보다 이에 쉽게 끼어 있을 수 있는 과자나 젤리가 치아에 붙어 더 오래 작용하기 때문에 더 우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음식 섭취로 입 안 환경이 산성이 된 후 중성으로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 또 당분을 섭취하게 되면 다시 산성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요인들로는 타액과 불소 등이 있다. 구강 내로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타액, 즉 침은 우식세균이 만들어낸 산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구강 내 자정작용을 담당한다. 타액에 포함된 칼슘, 불소, 인 성분은 치아 표면을 다시 단단하게 해준다. 이러한 타액의 분비감소는 우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불소는 치아에서 용해된 칼슘이나 인을 다시 침착시켜 치아의 재광화에 도움을 준다.
종합해보면 일상 속에서 우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치태가 치아에 오래 남아있지 않도록 꼼꼼히 이닦기, 당분 섭취 줄이기, 불소의 사용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늘 강조해오고 모두가 알고 있는 것들이다. 꼼꼼히 이닦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일일 것이다. 특히 아직 이닦기가 서툰 어린 아이들은 더욱 힘든 일이다. 그러므로 구강 건강을 위한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전문가적 불소도포는 매번 강조해도 한번 더 강조하게 되는 것 같다.
(글 : 사과나무치과병원 소아치과 김정연 과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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