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에스안과박성욱원장
강남지에스안과박성욱원장
눈의 노화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가 대중화되면서 눈에 피로가 쌓인 영향이다.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 외에 노화, 자외선, 미세먼지 등도 현대인의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무조건 노화로 여겨서는 안 된다.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눈을 방치하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는 손쓸 수 없이 늦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 이상은 방치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사물이 휘게 보이거나 흐릿하게 보인다면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망막은 안구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다. 망막의 중심 부위를 황반이라고 하는데, 황반은 빛과 색상을 감지하는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어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이러한 황반에 변화가 생기면 중심시력이 저하되는데 이를 황반변성이라고 일컫는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가족력, 흡연, 자외선, 비만 등 다양하다. 이 중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는 노화로, 나이가 들면서 황반 부위가 소실 또는 퇴화돼 기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에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한국 사회는 황반변성 유병률도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황반변성 진료 인원은 2017년 16만6007명에서 2021년 38만1854명으로 4년 동안 130% 늘었다. 2021년 진료 인원을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70대가 32.9%(12만5641명), 60대가 31.6%(12만576명), 80세 이상이 18.6%(7만1164명) 순이었다.

초기 황반변성은 증상이 미비해서 자각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황반변성이 한쪽 눈부터 진행됐다면 변화를 쉽게 눈치채지 못 하는데, 증상이 심해지면 글자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시야 한 가운데가 사라지는 암점이 생기다가 서서히 시력이 저하되고 실명에 이른다. 이에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휘어져 보인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암슬러 격자를 이용해 선이 휘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검진하는 것도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황반변성은 진행 정도에 따라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단계에서는 시력 저하가 크지 않아 환자가 질환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고 진행 속도가 느리다. 반면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는 습성으로 진행되면, 신생혈관이 황반부에 삼출물이나 출혈 등을 일으키면서 시력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이전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우며,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인 처방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습성 황반변성 진단을 받으면 주로 망막 속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안구 내 주사 치료가 이뤄진다. 이는 항체 주사를 통해 망막 부종을 개선할 수 있으며 나쁜 신생 혈관을 억제해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치료다. 주사 치료는 장기적으로, 자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므로 신체적·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기 쉽지만 포기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주사 치료를 받아야 시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황반변성을 비롯한 망막질환은 응급질환에 해당되는 만큼 60세 이상은 1년에 한 번 정도 망막 정밀검진을 통해 황반변성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기관 선택 시에는 당일 진료 및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으며, 평소 항산화제가 들어있는 눈 영양제를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 : 지에스안과 박성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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