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사상충은 진행 단계에 따라 1기~4기로 나뉜다. 1기일 때는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모기를 통해 옮겨진 유충이 반려동물의 체내에서 성장하는 데까지 3개월~4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기생충이 자란 2기에서부터 가벼운 기침, 식욕 감소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며 3기 때부터 심한 기침, 체중 감소, 빈혈, 복수가 차는 모습을 보인다. 4기가 되면 호흡곤란, 혈뇨 등의 증상을 보이는 카발신드롬(Caval syndrome)이 나타난다. 카발신드롬이란, 대정맥증후군이라고도 불리며 너무 많은 수의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경우를 말한다. 이때 우심장의 판막 기능이 상실되며 폐동맥으로 가는 혈류에도 장애가 생겨 작은 자극에도 기절하거나 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금의 증상이라도 보이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심장사상충 항원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우선 심장사상충 키트 검사 먼저 진행한다. 심장사상충 키트 검사는 심장사상충 성충에 대한 항원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이 외에도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해 폐동맥과 우심실이 크기를 확인하고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장사상충을 직접 관찰한다. 이 기생충의 마릿수와 심장의 손상 정도를 본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심장사상충 치료는 반려견·반려묘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1기~3기까지는 최소 6개월 정도의 오랜 시간 동안 내복약과 주사 치료를 반복한다. 또 약을 먹고 난 뒤에는 죽은 심장사상충의 조각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막는 ‘색전증(Thromboembolism)’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4기일 경우 혈관을 열어 성충을 꺼내는 외과적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이때 심장과 폐에 이미 심장사상충이 가득 차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 및 마취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심장사상충은 치료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심장사상충협회(AHS)에서는 지속적인 심장사상충 예방과 1년에 한 번 심장사상충 감염 여부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예방약이나 1년 주기로 맞는 주사약를 통해 예방하고 주기적으로 동물병원에 내원해 반려동물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꼭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글 : 동탄동물병원 김정재 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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