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혈은 안구 바깥쪽의 '눈꺼풀 충혈'과 안구 표면의 '결막 충혈'로 분류할 수 있다. 눈꺼풀 충혈은 눈꺼풀 부종과 동반될 수 있으며 주로 알레르기, 봉와직염, 다래끼, 외상, 벌레 물림, 수면 부족과 관계되어 나타난다.
결막 충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충혈로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길 수 있으며 급성 및 만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결막 충혈의 대부분은 결막염으로 발생하며 그 중 급성 결막염은 지속 기간이 3주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은 바이러스성 결막염이며, 그 중에서도 눈병으로 불리는 아데노바이러스 결막염이 90%를 차지한다.
바이러스 감염은 순차적으로 양안에 모두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충혈, 눈 가려움증 및 결막의 분비물을 주요 증상으로 한다. 보통 접촉성으로 발생하고, 전염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전파를 줄이려면 외출 전후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을 권장한다. 이 밖에 헤르페스바이러스나 대상포진바이러스도 결막염과 결막 충혈을 일으킬 수 있지만 단순 접촉으로 전염되지는 않는다.
안구건조증, 장기간 안약 사용, 수돗물, 화장품, 화학물질, 연기 및 오염물질 같은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물질도 결막 충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주로 가려움증, 결막 부종, 결막 충혈을 유발하며 각막 침범이 있으면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안구건조증 또한 만성 결막 충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수분 부족 안구건조증과 증발성 안구건조증 등 두 종류 모두 눈꺼풀과 결막 염증, 결막 충혈을 유발할 수 있다. 방부제가 포함되어 있는 안약의 만성적인 사용도 결막 충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안약 자체의 안구 표면에 대한 독성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한다.
세수 후 나타나는 충혈은 수돗물과 눈물의 산성도(pH) 차이로 알려져 있다. 과로나 피로 때문에 나타나는 충혈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발생한다.
각막염이나 포도막염, 안내염 등 다른 염증성 질환과 관련되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세균, 진균, 바이러스 각막염 같은 감염성 각막염에 의한 결막 충혈, 공막염이나 포도막염과 동반된 결막 충혈, 안내염과 동반된 결막 충혈 등이 있다.
흔히 알려진 결막 하 출혈은 충혈과는 다른 것으로 결막 바로 아래에서 작은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것으로 피부에 멍이 든 것과 같다. 특별한 원인이 없고, 안구의 손상 없이 생길 수 있지만, 드물게 안내출혈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결막 하 출혈이 잦다면 안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충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해야 한다. 눈을 비비지 않고, 항상 손을 깨끗이 하며, 렌즈를 착용하는 경우 소독을 자주 하고, 눈 주위를 화장할 때 화장품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실내가 건조하다면 식물을 키우거나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결막 충혈은 일반적으로 세극등 현미경으로 진단하며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게 시행된다. 단순한 결막 하 출혈이나 일시적 충혈, 경증의 안구건조증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자가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은 때론 심각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칠 수 있으므로 충혈 빈도가 잦고 정도가 심하다면 안질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안과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글 : 첫눈애안과 윤삼영 대표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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