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는 기본이고, 불충분한 휴식, 이로 인해 나날이 예민해지고 신경이 곤두서는 듯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잠이 들었다가도 중간 중간 자주 깨는 불면증이 발생한다. 잠을 못자다보니 신경은 더욱 예민해지고, 예민해진 신경으로 또 잠을 못자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불면증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어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사고와 불안으로 이어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처럼 불면증과 강박증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할 때 함께 치료해야한다.
불면증은 유병기간에 따라, 2-3주의 짧은 기간은 단기불면증, 4주 이상 지속되는 장기불면증으로 나눌 수 있고, 증상패턴에 따라 잠에 들기 어려워하는 입면장애, 자더라도 자꾸 깨는 수면유지장애, 너무 빨리 깨는 조기각성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유형별로 유발원과 특징을 고려하여 그에 맞는 치료법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제나 수면유도제에 의존하거나 인터넷을 보고 불면증 극복하는 법이나 불면증에 좋은 음식만을 찾기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해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점검을 받고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강박증 외에도 우울증, 불안장애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잠을 못잔다는 사실로 인해 잠에 대한 강박이 유발되기도 한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하루 이틀 못 자는 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불면증이 반복된다면 이로 인해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그 다음날은 못 자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잠에 대한 강박증이 나타나는데, 만성적인 불면증 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패턴이다.
강박증은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강박은 ‘무리하게 누르거나 억지로 따르게 한다’는 뜻이다. 강박사고나 관념 때문에 심한 불안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불안 증상을 없애기 위해 강박행동을 하게 된다. 강박행동으로 불안 증상은 사라지거나 줄어들지만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강박사고 때문에 계속 반복하게 된다. 이를 강박증, 강박장애라고 한다. 하지만 강박행동은 일시적으로 해소감을 줄뿐 근본적인 불안감을 없앨 수 없기 때문에 강박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강박행동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강박증 종류로는 저장강박증, 소아강박증, 확인강박증, 정돈 강박증, 다이어트 강박증 등이 있다.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강박증 테스트를 통해 본인이 어떤 유형의 강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를 하고, 병원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불면증과 강박증은 치료만큼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첫 번째는 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다른 곳으로 신경을 돌려, 다음날을 위해 꼭 잠을 빨리 자야만 한다는 강박을 줄이는 것이다. 불안과 걱정은 교감신경의 항진을 불러일으키고 상대적으로 수면에 필요한 부교감신경의 작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신경을 돌려 과긴장에 인한 두뇌의 흥분을 줄이면서 교감신경이 과도한 활성화를 막아야한다.
또한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의 사용을 줄여야하는데, 스마트폰의 청색광 파장이 새벽 동트는 무렵의 빛과 동일해서 자기전의 스마트폰 사용은 뇌가 잠을 깨야하는 시간으로 오인하여 대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켜 두뇌를 흥분시키고 숙면을 취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낮에 15-30분정도 충분히 햇볕을 쬐어주고, 잠들기 전에 10분정도 온욕으로 목 주변의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비타민 B가 풍부한 통곡밀, 엽채류, 트립토판이 들어있는 견과류를 섭취하고, 각성작용을 일으키는 커피는 삼가야 하겠다.
강박증과 불면증에 신경안정제나 수면제 등 약물에 쉽게 의존하는 것보다 뇌기능을 안정시키고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재발을 막으면서도 약물에 대한 의존을 갖지 않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뇌 건강이 더 악화되기 전에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신경을 안정시켜 불안을 완화시키고 자율신경의 균형과 정서적 안정의 조화를 통해 깊은 수면을 취해 균형 잡힌 생활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은 필수적이다.
(글 : 해아림한의원 권형근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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