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한 듯 위축성 위염 발병 초기에는 가벼운 복통, 미약한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제외하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가벼운 질환 혹은 단순 소화불량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위축성 위염을 방치한다면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의 점막이 장의 점막과 유사한 상태로 변질되는 것을 의미한다. 위 점막구조의 변질은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위와 장의 역할이 명백히 다르기 때문이다. 위는 체내로 유입된 음식물의 소화를 담당하고 있기에 강한 산성을 가진 위액으로 음식물을 녹여낸다. 따라서 위의 점막은 강한 산성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튼튼한 조직으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장은 음식물을 분해하는 것이 아닌, 배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위의 점막처럼 강한 산성 물질을 이겨낼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지 않다. 따라서 위의 점막이 장의 구조처럼 변화하게 되면 위산 즉 강한 산성물질을 견디지 못해 위 점막 손상이 발생한다. 이런 상태에 장기간 노출되면 위 점막에 꾸준한 피해가 쌓이며 위암 발생률을 급격하게 상승시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상기 질환을 담적병에 의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담적병은 저하된 위장기능 탓에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부패하며 만들어낸 담독소가 쌓이는 질환이다. 해당 독소는 위장 외벽에 쌓이고 굳어 위장을 경직시키는데, 내시경을 통해 촬영한 ‘장상피화생’의 양상이 ‘담독소’가 쌓여있는 모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위축성 위염’과의 연관성도 담적병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담적병은 위장 외벽에 쌓여 일반적인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위축성 위염으로 검사를 받더라도 스트레스와 같은 모호한 원인만을 진단받는 것이다. 이에 더해 담독소가 쌓여 위장이 경직되면, 위장 기능이 저하되어 소화불량과 속더부룩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미약하더라도 소화불량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EAV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해당 검사는 인체에 무해한 미세전류를 통해 담독소의 위치와 쌓인 정도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위장 내·외부의 상태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담적병을 진단받았다면, 담독소를 제거해야한다. 하지만 담독소는 일반적인 약물로는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담적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대표적인 담적치료법은 발효한약으로 담독소 제거를 위해 특수하게 고안된 미생물로 발효처리한 한약을 처방한다. 이는 위장관 내부에 열을 생성하며 담독소를 녹이고 배출하기 용이한 환경을 조성한다. 뿐만 아니라 강한 해독성분의 한약재를 복부에 도포하고 미세한 진동과 열을 통해 마사지함으로 담독소를 녹여내는 소적치료나 한방 엑기스를 담적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요법 역시 병행될 수 있다. 단, 이런 치료는 환자의 체질이나 상태 등에 따라 그 효능이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 전에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을 유발하는 담적병은 평소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따라서 평소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고,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며 위장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 : 위담한방병원 이상현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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