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오면서 대청소를 계획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묵은 먼지를 제거하고 집 안 구석구석을 정리하는 것은 건강한 생활을 위한 좋은 습관이지만, 무리한 허리 사용은 척추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허리의 회전 동작이나 무거운 짐을 들다가 허리에 무리가 가면서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가 발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단순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거나 돌출되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디스크는 탄력이 있는 젤리 같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속적인 압박이나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해 외부 섬유륜이 찢어지면서 내부 수핵이 흘러나오면 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주로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 무거운 짐을 자주 드는 직업군, 운동 부족으로 허리 근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형 서울에이스병원 척추센터 원장
이제형 서울에이스병원 척추센터 원장
허리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허리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진행되면 다리까지 방사통이 퍼지며 감각 이상이 동반된다. 심한 경우 발바닥 감각이 둔해지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며, 걷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도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면 허리디스크가 만성화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디스크 치료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초기에 발견된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시행해 통증을 완화하고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주사치료인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은 염증을 줄이고 신경의 압박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며, 비수술적 방법으로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 이러한 치료법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진행되며, 일정 기간 꾸준히 시행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미세현미경디스크제거술은 최소한의 절개로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여 신경을 압박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낮은 장점이 있다. 또한, 디스크 손상이 심하거나 척추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에는 척추체간 유합술을 시행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소침습 방식으로 진행돼 환자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조기에 치료하면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봄철 대청소처럼 갑작스러운 허리 사용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므로, 봄맞이 대청소를 할 때도 허리 보호에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이제형 서울에이스병원 척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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