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박리는 안구 내벽에 붙어있어야 하는 망막이 분리되어 떨어져 나간 상태를 말한다. 망막은 10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얇은 신경조직인데,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망막 가장 바깥층에 있는 망막색소상피세포는 단일 세포층으로, 망막의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액체를 망막 아래의 공간에서 눈 밖으로 배출함으로써 망막이 안구 내벽에 밀착되도록 돕는다.
망막이 여러 이유로 인해 떨어져 들뜨게 될 경우, 망막이 영구적으로 위축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실명에 이르거나 안구가 위축될 수 있다. 망막박리가 생기면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비문증, 눈앞이 번쩍이는 광시증 등이 발생하고, 시야의 일부가 일그러져 보이거나 가려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만일 이러한 증상이 생겼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 망막 상태를 살펴야 한다.
최근 내원한 19세 여성 환자는 좌안의 시야가 일그러져 보이는 증상을 호소했다. 이 환자는 -8디옵터 수준의 고도근시 환자로, 산동 후 안저검사에서 망막박리가 관찰되었다. 망막 주변부에 열공이 생기고 망막의 중심부이자 핵심인 황반까지 침범하는 망막박리여서 즉시 공막돌륭술을 시행했다.
공막돌륭술이란 안구 외부에 실리콘 밴드를 부착하여 망막에 생긴 열공을 닫아 망막이 원래의 위치에 유착되도록 유도하는 수술을 말한다. 망막열공이 닫히면 유리체강 내 액체가 망막 내로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더 이상 액체가 유입되지 않는 상태에서 망막색소상피세포가 제 역할을 수행하면 눈 속에 고였던 망막하액이 외부로 정상적으로 배출되며 들뜬 망막이 점차 제자리를 찾게 된다.
실제로 이 환자는 수술 직후부터 망막하액이 감소하였고 4개월 후 교정시력이 수술 전에 비해 향상되었다. 환자에 따라서는 망막하액이 수술 후 수개월 간 남아 있기도 하는데, 이 환자 역시 열공은 온전히 막혔지만, 망막하액이 완전히 흡수되기까지 6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러한 사례처럼 최근에는 젊은 나이에도 망막박리를 경험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고도근시 환자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고도근시 환자는 유리체 액화나 후유리체 박리가 더욱 이른 나이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체 액화나 후유리체 박리가 일어나는 중에 망막열공이 생겨 망막박리를 유발하기 때문에 고도근시, 초고도근시 환자라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눈 상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6개월~1년에 한 번 안과를 찾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가급적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량을 줄이고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한 시간에 한 번씩 눈을 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눈의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망막박리를 초기에 진단, 치료할 수 있다.
(글 : SNU청안과 김태완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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