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 2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1%(2조1871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20조원대로 올라선 뒤 지속적인 월별 최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편리함과 접근성을 제공하면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시간을 절약하고 더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는 등 많은 이점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스텐포드 의과대학의 임상 교수이자 쇼핑 중독을 연구하는 강박장애(OCD) 클리닉 책임자 엘리어스 아부자드 박사는 “온라인 쇼핑은 뇌에 부담을 준다. 쇼핑과 인터넷은 각각 중독성이 있고 이것이 결합되면 뇌에서 도파민 분비량이 증가하게 된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쇼핑에 대한 욕구는 더 빨리 충족될 수 있고 저항하기 어렵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은 쇼핑중독으로 빠뜨리는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때 빠르고 즉각적인 기분 전환 대상을 찾기 때문에 쇼핑중독으로 빠지기 쉽고 마치 치료되지 않는 우울증과 같은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대 랑콘 헬스병원 임상심리학자이자 부교수 테아 갤러거 박사는 “오프라인 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는 물건을 샀을 때보다 사는 행위에 더 강력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기대감과 열망이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게 되는데 이는 오프라인 쇼핑보다 온라인 쇼핑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필요하지 않거나 감당할 수도 없는 물건을 사는 짜릿함에 사로잡히기 쉽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적 스트레스, 죄책감, 수치심으로 이어져 정신 건강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소매요법(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불안 또는 기타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대처 메커니즘으로 쇼핑에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안도감을 줄 수는 있지만 강박적인 구매와 정서적 고통의 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와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은 낮은 자존감을 유발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포모증후군(FOMO, 소외불안증후군)를 만들고 최신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충동적인 구매를 하게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은 신체 활동과 사회적 상호 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몇 시간 동안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집에서 편안하게 구매하는 것은 개인을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시켜 외로움과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정신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염두에 두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 관리와 절제를 우선시하고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에 더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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