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 협착증'은 이름 그대로 척추에 있는 관 형태의 길이 좁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 터널과 같은 길에는 척수와 이로부터 유래하는 신경 다발이 지나간다. 그중에서도 요추부, 즉 허리 부근의 터널이 좁아졌을 때 허리, 엉치, 다리로의 통증, 저린감, 감각 이상, 힘 빠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협착증이 진행될수록 허리를 자꾸 굽히려는 모습이 보이고, 이전에는 쉬지 않고 걸어갈 수 있었던 거리를 자꾸만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 쉬면서 가게 되며, 보행거리가 점차 짧아지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는 협착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는 적절한 운동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고,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주사 치료나 신경성형술 등의 시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모든 방법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이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인 만큼 환자가 고령인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수술적인 치료를 부담스러워 미루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러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만큼 척추관 협착증이 진행된 경우, 치료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추후 수술을 하여 좁아진 관을 넓혀도 회복되지 않는 신경학적 결손, 즉 감각 장애나 근력 위약 등이 남을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전세계에서 특히 우리 나라를 필두로 거듭 발전하고 있어 고령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전에는 전신 마취 후 큰 절개를 넣어 수술을 했던 반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약 0.5cm 가량의 구멍만 2개를 뚫어 최소한의 침습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정상 조직 손상이 최소화되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과 재활이 빠르며 지속적으로 멸균된 식염수를 관류시키며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도 적다. 또한 전신마취 뿐만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부분 마취로 진행할 수도 있어 고령의 환자, 기타 기저 질환이 많은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어느 질환이나 마찬가지지만, 수술적 치료는 다른 비수술적인 치료가 불가능할 때, 효과가 없을 때 고려되어야 하는 최후의 치료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의 단계가 아닌데 수술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수술이 필요한 단계인데 무작정 뒤로 미루는 것도 결코 옳지않다.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이를 판단하려면 숙련된 의료진의 면밀하고 세심한 진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항상 괜찮다고만 하시는 부모님들의 건강 상태를 유심히 보는 자녀들의 관심도 필요할 것이다.
(글 : 건주병원 정형외과 척추센터 김학수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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