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연세에스의원 제공)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연세에스의원 제공)
지방자치단체나 휴양테마파크 등에서 황토를 깔아 그 위롤 맨발로 걷는 일명 ‘어싱’(Earthing)을 추천하고 있다. 어싱은 땅의 기운을 맨발로 느끼며 걷는다는 뜻으로, 우리 몸이 지구(Earth)와 직접 맞닿는다는 의미다.

어싱은 발에 땅의 자극을 가해 혈액순환 및 유해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을 주고, 미세한 근육을 발달시켜 뼈 건강과 성장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인기다.

하지만 어싱은 맨발로 땅을 밟는 만큼 뾰족한 돌이나 날카로운 이물질에 다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당뇨족 우려 환자, 이미 발바닥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완충하는 섬유조직이 손상된 족저근막염 환자, 발에 상처가 나면 감염이 우려되는 림프부종 환자들은 어싱을 삼가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 적절히 어싱을 하면 당뇨병이나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발의 추가적 손상이 위험한 증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이들 3가지 질환에서는 어싱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는 한여름에는 뜨거워진 지면에 의한 화상,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계절에는 수족냉증·몸살·동상 등에 걸릴 수 있어 어싱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요즘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으로 암 제거 수술을 받고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 환자가 늘고 있다. 림프부종은 수술 과정에서 림프관이 손상되거나 막혀 조직 사이 간질에 림프액이 축적돼 팔이나 다리가 부어오르는 질환이다. 유방암 절제 시 겨드랑이 림프절을, 자궁암 및 난소암 절제 시 서혜부(사타구니) 림프질을 제거하게 되면서 림프부종이 초래될 수 있다. 림프절은 감염과 암의 확산을 방어하는 면역기능과 세포 찌꺼기와 노폐물을 배출하는 정화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어 림프계가 손상되면 정상적인 순환이 저해되고 팔이나 손이 붓고 감각 이상이 생기게 된다.

림프부종은 생활요법으로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림프관을 정맥과 연결해서 축적된 림프액이 정맥을 통해 빠져나가도록 유도하는 림프정맥문합술(일명 미세림프수술)은 기대와 달리 만족스러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론적으로 압력이 낮은 림프에서 압력이 높은 정맥으로 배액시키는 것이 힘들고 림프액 자체(여기서는 림프슬러지)가 끈적끈적해서 쉽게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 생겨나는 림프부종액을 수술 후 만들어진 통로로 배출하려는 시도는 저수지물을 몇 개의 하수도관으로 빼내려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최근에는 디톡스(림프해독, DEtox), 압박요법(COmpression, 압박붕대 및 압박스타킹), 붕대요법(Bandage), 림프슬러지 전기자극 용해법(ELcure)을 접목한 일명 ‘데코벨요법’이 많은 이들에게 선택받고 있어 눈길을 근다.

디톡스는 자가 또는 물리치료사를 통해 도수림프마사지를 실시해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정체된 림프액의 흐름을 촉진시키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좌훈·관장·식물영양소 섭취 등을 통해 몸을 해독하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이때 의료용 저탄력 붕대나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면 림프액 순환을 촉진하고, 부종 증가를 막을 수 있다.

또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은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 3000V의 고전압으로 피부 아래 깊숙이 병든 세포 단위까지 흘려보낸다. 이런 전기적 특성은 림프 슬러지를 녹이고, 병든 세포를 활성화해 전신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림프부종 환자의 발은 감염에 취약하다. 맨발걷기는 발에 상처를 입혀 림프부종을 림프선염으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림프부종에서는 항생제 사용을 자제하는 게 원칙인데 이는 항생제가 나트륨을 저류시켜 부종을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맨발걷기 외에 림프계의 부하를 증가시키는 사우나도 림프부종에 금물이다.

(글 :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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