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넘어 미래 심장질환 발생 위험까지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상의학:인공지능’에 게재됐다.

이번 딥러닝 모델은 CT 혈관조영술을 사용해 관상동맥 협착을 자동으로 판독하고, 협착 정도에 따라 정상, 비폐색성, 폐색성 세 그룹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개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408명의 환자 데이터를 학습시켜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YOLO 아키텍처를 사용해 혈관 협착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YOLO는 물체 인식 속도가 빠르고, 위치와 종류를 동시에 분석하는 장점이 있다.

이 딥러닝 모델은 2년 6개월 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심장 사건 발생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폐색성 환자군의 심장질환 발생률은 38.8%로, 정상군(0.6%)과 비폐색성군(3.2%)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또한, 기존의 고지혈증, 심장 효소 수치인 트로포닌-T 등 위험인자와 비교했을 때, 딥러닝 분석이 미래 심장질환 예측에 가장 유효한 지표로 평가됐다.

폐색성 집단(주황)이 비폐색성(초록), 정상(파랑)보다 시간(가로축)이 지나면서 생존율(세로축)이 크게 떨어졌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폐색성 집단(주황)이 비폐색성(초록), 정상(파랑)보다 시간(가로축)이 지나면서 생존율(세로축)이 크게 떨어졌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딥러닝 모델은 기존 위험인자만으로 예측했을 때보다 14% 향상된 판별력을 보여주며, 관상동맥 폐색성을 추가함으로써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특히 이 모델은 응급실에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하며, 환자의 예후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허진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허진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허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딥러닝 모델이 단순한 진단 보조를 넘어, 임상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빠른 진단과 치료 결정이 중요한 응급실에서 관상동맥질환 진단 및 예후 예측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