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은 심장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확장성 심근병증, 강아지에게 더 흔히 발생하는 이첨판 폐쇄부전증과 같은 판막 질환이 있다. 반면 고양이에게는 비대성 심근병증이 더 자주 발견된다. 이러한 심장 질환들은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은 심장의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위치한 이첨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심장의 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 전체의 효율이 떨어진다. 이첨판폐쇄부전증 외에도 대동맥판 협착증, 삼첨판 폐쇄부전증과 같은 다른 판막 질환들도 있다. 판막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호흡곤란, 기침, 피로감, 활동성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려묘에게 흔히 나타나는 비대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 심실 내부 공간이 좁아져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펌프질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비대근 심근병증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주요 원인은 유전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메인쿤, 랙돌과 같은 특정 품종의 고양이들에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 비대성 심근병증이 진행되면 호흡곤란, 기력 저하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마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반려동물 심장병은 크게 총 5단계로 A단계, B1단계, B2단계, C단계, D단계로 나뉜다. 초기인 A단계에서는 눈에 띄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B1단계에서는 약간의 피로감이나 활동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B2단계부터는 기침과 호흡곤란과 같은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며 C단계와 D단계에서는 심부전으로 발전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보통 B1단계부터 정기적인 심장 검진을 권한다.
건강검진 시 심장병을 확인할 때에는 여러가지 검사가 사용된다. 가장 먼저 청진을 통해 심장 잡음이나 부정맥과 같은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흉부 방사선촬영(X-ray)는 심장의 크기와 형태를 확인 가능하며 혈액검사는 심장 질환을 나타낼 수 있는 특정 수치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조금 더 정밀하게 볼 필요성이 있을 때에는 심장 초음파 검사를 진행한다. 심장 초음파검사는 심근 두께, 심장 내부의 혈류, 판막 기능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심전도(ECG) 검사를 통해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병이 오기 전 사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첫 번째,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과체중은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두 번째,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제공해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려견, 반려묘에게 심장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예방법을 참고해 반려동물의 심장 건강을 지키고 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글 : 쎈텀동물병원 소중한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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