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 침범 5년 생존율 54%, 복수 침범 39%…개정 폐암 병기시스템 세계 첫 임상 검증
- 서울아산병원 윤재광 교수팀, 국제폐암연구협회 공식 학술지 연구 결과 게재
- “병기 시스템 개정돼 표준 치료법 변화 예상…전세계 폐암 치료 방향 수립 이정표 역할 기대”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재광 교수(좌), 김인하 전문의(우)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재광 교수(좌), 김인하 전문의(우) (서울아산병원 제공)
폐암이 진행되면 폐와 가슴뼈 사이 공간인 종격동의 림프절로 침범할 수 있는데, 한 곳에만 침범하면 여러 곳에 침범한 경우보다 5년 생존율이 약 15%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병원에 따르면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가 종격동 림프절 침범 개수에 따라 폐암 병기를 구분해 새롭게 발표한 폐암 병기 결정 시스템 개정안을 세계 최초로 임상에서 검증한 연구 결과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재광 교수 · 김인하 전문의팀은 2004년부터 2019년까지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6천 6백여 명을 대상으로 국제폐암연구협회가 최근 발표한 9차 병기 시스템을 적용해 림프절 침범 정도에 따른 5년 생존율을 분석했는데, 종격동 림프절 단일 침범 환자는 약 54%인 반면 복수 침범 환자는 약 39%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존 폐암 병기 시스템에 의하면 그동안 종격동 림프절로 폐암이 침범하면 개수와 상관 없이 같은 단계로 판단해 종양 크기, 다른 장기로 전이 여부 등에 따라 동일한 치료법을 적용했다.

국제폐암연구협회 공식 학술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21.0)에 최근 게재된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전세계 폐암 치료 방향 수립의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폐암의 병기(TNM)는 종양 크기(T), 림프절 침범(N), 타 장기 전이 여부(M) 등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림프절 침범 요인(N) 중 종격동 림프절 침범 개수에 따라서도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는 여러 연구가 발표됐고, 이를 반영해 국제폐암연구협회는 림프절 침범 위치와 더불어 처음으로 침범 개수에 따른 병기를 추가한 9차 병기 시스템 개정안을 최근 발표했다.

즉 림프절 침범이 없는 경우(N0), 기관지 주위 림프절 혹은 폐문부 림프절로 침범한 경우(N1)는 기존대로 유지하고 폐암이 종격동 림프절로 침범한 경우를 단일 침범(N2a), 복수 침범(N2b)으로 분류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재광 교수 · 김인하 전문의팀은 개정된 병기 시스템과 실제 임상에서 생존율과의 관련성을 검증하기 위해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폐암 수술을 받은 6,649명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림프절 침범이 없는 경우(4957명)는 85.4%, 기관지 주위 림프절 혹은 폐문부 림프절로 침범한 경우(744명)는 66.2%, 종격동 림프절 단일 침범의 경우(567명)는 53.7%, 종격동 림프절 복수 침범의 경우(381명)는 39.4%였다.

무재발 5년 생존율도 각각 72.4%, 42.7%, 33.2%, 19.1%로 나타나, 폐암이 종격동 림프절로 단일 혹은 복수 침범한 여부에 따라 생존율, 무재발 생존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났다.

폐암 종격동 림프절 복수 침범의 5년 생존율 위험비(HR)도 단일 침범 대비 1.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종격동 림프절 복수 침범이 단일 침범에 비해 5년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1.55배 높았다.

윤재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단일 기관의 신뢰도 높은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롭게 제시된 폐암 병기 시스템에 대한 검증 결과로, 전세계 폐암 치료 방향 수립에 기본 바탕이 되는 연구를 발표했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병기 시스템으로는 전신 질환으로 판단돼 수술이 아닌 치료 목적의 항암 방사선 치료를 했던 환자가 새로운 병기 시스템에서는 종격동 림프절 침범 개수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등 표준 치료법에 있어서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의 연간 1천 5백여 건의 국내 최다 수준 폐암 수술 경험과 암 통합진료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의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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