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로 아침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다. 급격한 기온과 습도의 변화는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고혈압’이 있다.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서 일정한 혈압 유지가 어렵고 혈액순환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갑작스러운 추위는 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혈관수축과 함께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연구에 따르면 온도 1도 하강 시 수축기 혈압은 1.3mm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은 0.6mmHg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는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 일반 성인보다는 노년층에게 크게 나타나며 마른 체형일수록 외부 온도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급격한 기온과 습도 변화가 특징인 가을철에는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여러 개의 옷을 겹쳐 입어 보온에 신경 쓰고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가지는 게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급격한 기온과 습도 변화가 특징인 가을철에는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여러 개의 옷을 겹쳐 입어 보온에 신경 쓰고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가지는 게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2019년 651만2197명, 2020년 671만671명, 2021년 701만8552명, 2022년 725만869명, 2023년에는 146만3891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2023년 환자 수는 2019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혈압 상승을 주의해야 이유는 단순 수치상의 상승을 넘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 교수는 “고혈압은 140/90mmHg 이상의 상태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며 “새벽 시간대는 혈압이 가장 높아지는 동시에 일교차가 커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하고 뇌경색,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혈압이 높다면 창문을 열어놓고 자거나 새벽 운동, 등산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혈압 상승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를 최소화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걸쳐 입고, 따뜻한 실내에서 추운 외부로 나갈 때는 갑작스럽게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가 환절기 혈압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가 환절기 혈압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이어서 우 교수는 “국물 요리를 많이 먹는 한국인의 특성도 혈압 상승의 주범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국물류의 음식 대부분은 나트륨 함유량이 매우 높고 단 음식에 대한 욕구도 덩달아 높아져 과체중,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고혈압의 위험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중 1kg 감량 시 수축기혈압은 1mmHg 이상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으로 최고 5mmHg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저염식으로의 식사 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적정 체중유지는 건강한 혈압관리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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