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건강 찾기⑥] 타인과의 비언어적 소통 줄면서 정서적 거리감 생겨
디지털 시대가 시작되고 스마트폰이 생긴 후 많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과 공감 능력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은 공감 능력을 저해하고 감정적 소통을 축소시켜 감정 소외를 야기한다.
◇ 얼굴 마주보는 소통 사라지자, 감정 변화 인식 못해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느끼는 능력으로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공감은 주로 상대방의 비언어적 신호인 표정, 목소리 톤, 제스처 등을 통해 형성된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통해 문자나 메시지로 소통하는 경우 비언어적 요소가 부족해 상대방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문자 메시지나 SNS 상의 이모티콘은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되지만 실제 감정을 완전하게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짧은 텍스트에 의존하게 되며 깊이 있는 감정적 교류가 어렵게 된다. 이처럼 비대면 소통이 증가하면서 감정의 미묘한 차이가 사라지고 있다.
미국 UCLA의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 변화를 인식하는 능력이 점차 약화된다. 연구진은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5일간 디지털 화면을 보지 않게 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5일간 전자 화면을 보지 않은 학생들은 매일같이 전자 기기를 사용한 같은 학교의 6학년 학생들보다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
◇ "사람 앞에 두고 스마트폰"...갈등과 관계 단절 심화
스마트폰이 대화를 대신하면서 나타나는 감정 소외 현상은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 의존하면서 대화가 단절되고 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대화 중 상대방의 감정을 잘못 읽거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갈등을 겪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스마트폰을 보느라 상대를 무시하는 '퍼빙' 현상이 일어난다. 퍼빙은 '폰'(Phone)과 무시하다는 뜻을 가진 '스너빙(Snubbing)을 합친 신조어로 대화 중에 스마트폰에 주의를 돌려 상대를 무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일상에서 공감 능력과 감정적 소통을 점차 약화시키며 정서적 거리감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 공감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디지털 시대에도 공감 능력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방법이 있다. 전문가들은 “공감과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라며 “스마트폰이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감정적 교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공감 능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의도적으로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공감 능력 결여를 방지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대면 대화가 중요한 이유는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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