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제공)
(연합 제공)
녹내장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1일 과학 저널 네이처 화학 생물학(Nature Chemical Biology)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데이비드 루빈슈타인 교수팀은 현재 임상에 사용되고 있는 녹내장 치료제 '메타졸라마이드'(methazolamide)를 치매 동물 모델인 제브라피시와 생쥐에 투여하는 동물실험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타우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는 타우병증(tauopathy)에 걸리게 유전자 조작된 제브라피시와 생쥐에 탄산탈수효소(carbonic anhydrase) 억제제인 메타졸라마이드를 투여하자 타우 단백질 축적이 줄고 질병 징후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신경 퇴행성 질환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찾는 연구는 거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기존 약물에서 치료제를 찾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지만 세포 수준에서 주로 이뤄지는 약물 스크리닝 결과가 살아있는 동물에서는 재현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에 개발한 제브라피시를 활용했다. 제브라피시는 많은 질병 유전자를 인간과 공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장과 번식에 2~3개월밖에 안 걸리고 새끼 수도 많아 인간 질병 모방 모델로 적합하다고 연구팀은 판단했다.

연구팀은 타우병증을 일으키는 제브라피시를 만든 다음 현재 임상적으로 승인돼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1437개의 약물을 투여, 녹내장 치료제 메타졸라마이드가 타우 단백질 축적을 막아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뇌에 타우 응집체가 축적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생쥐 모델도 메타졸라마이드를 투여한 결과 투여하지 않은 생쥐에 비해 뇌에 축적되는 타우 단백질이 적고, 기억 과제 수행과 인지 능력이 향상되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세포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탄산탈수효소를 억제하면 세포가 스스로 축적되는 타우 단백질을 제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루빈슈타인 교수는 "이 결과는 메타졸라마이드가 타우 단백질 축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제브라피시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 실험이지만 이미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인 만큼 신물질보다는 훨씬 빠르게 임상시험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