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 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내 몸을 지켜줘야 할 백혈구, 림프구, 항체 등의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의 어느 부위를 공격하는가에 따라 증상과 질병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신의 모든 세포가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하고 특정 장기의 세포만 파괴하기도 한다.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곳은 갑상선, 췌장, 부신 등의 내분비기관, 적혈구, 결체 조직인 피부, 근육, 관절 등이다. 20~50세에 발병율이 높으며,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에 비해 4배 정도 많다. 유럽과 북미의 경우 전체 인구의 5%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삼영 첫눈애안과 원장
윤삼영 첫눈애안과 원장
자가면역질환에는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 전신경화증, 다발근육염, 재발다발연골염, 강직성척추염 등이 있다. 이 중 류마티스관절염은 눈, 흉막, 심막, 신경 등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건성안, 공막염이나 상공막염, 각막염, 포도막염, 망막혈관 염증을 생기게 하기도 한다. 재발을 많이 하는 만성 포도막염이나 뒤쪽 공막염, 망막 혈관이나 시신경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심각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경미할 수 있는 건성안도 염증이 심한 상태로 방치하게 되면 흉터가 남거나 감염 위험이 높아져서 심각한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어 증상 발현시 즉각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공막염은 흔한 질환으로 관절 외 증상을 동반하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한다. 공막은 우리가 평소에 흰자라고 부르는 부위로 눈의 구조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공막염 발생시 흰자가 붉거나 파랗게 보이기도 하며 종종 수면장애와 식욕감퇴와 통증을 유발한다. 공막염으로 공막괴사와 얇아짐에 의해 천공이 임박한 경우에는 안구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공막이식이나 양막이식과 같은 수술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생기는 각막염은 인접한 공막염과 흔히 동반되거나 별도로 발생하기도 한다. 경화성각막염, 급성기질각막염, 주변부궤양, 윤부얇아짐, 각막융해, 결절성 병변 등이 공막염환자의 50%에서 동반된다. 자가면역반응으로 생기는 주변궤양각막염의 경우 전신 면역억제제를 투여해야 하며 안과적 응급상황으로 치료가 달라질 수 있다. 감염이 원인인 경우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악화되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지만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인 경우에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치료가 필요하다. 충혈 등 증상이 가볍더라도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며 통증을 유발한다면 빨리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눈물을 써도 안구건조증이 잘 안 낫고 침이 잘 분비되지 않으면서 피로감, 미열, 근육통 등이 동반되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이란, 눈물·땀 등의 액체를 몸 밖으로 분비해야 하는 외분비샘 기능이 망가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이 눈에 나타나면, 각막과 결막을 덮는 상피세포가 파괴돼 각막염, 결막염이 생기거나, 눈물샘이 파괴돼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쇼그렌증후군환자의 경우 만성 염증 때문에 각막과 결막의 지각 능력이 떨어져 상피세포가 심하게 손상돼도 잘 모르기 때문에 손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발병 초기에는 안구건조증, 구강건조증 정도의 증상만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면 30~40%는 백반증, 탈모, 레이노증후군을 경험하며 환자의 절반은 일생에 한 번 이상 관절염을 겪는다. 쇼그렌증후군은 근본 치료법이 없다. 자가혈청 안약 등으로 안구건조증을 완화시키면서 류머티즘 관절염, 사구체신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경우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또 주기적으로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악성 림프종(임파선암)이 생길 가능성도 일반인보다 7~8배 높아 목 아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림프선 부위가 붓는다면 바로 진료가 필요하다.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안질환은 초기 진단 시기와 적절한 안약 사용이 필요하며 진단 후에는 증상 완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하여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니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빠르게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글 : 윤삼영 첫눈애안과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