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기증자 우엽 간절제 3,348건 복강경 및 개복 결과 비교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 개복보다 기증자 합병증 적고 수혜자 예후 비슷
복강경 간절제 기증자서 합병증 발생 1% 미만 세계 최저… 담도계 합병증 ‘0%’
하지만 간은 혈관이 많고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해 안전을 위해 시야 확보에 좋은 개복 수술이 주로 시행돼 왔는데, 순수 복강경을 이용한 간절제도 개복만큼이나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훈·김상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팀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을 위해 시행된 3348건의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복강경 329건, 개복 3019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순수 복강경 우엽 간절제술은 개복 우엽 간절제술보다 기증자 합병증 발생이 더 적었으며, 수혜자의 예후에서는 개복과 큰 차이가 없어 우수한 수술 결과를 보였다.

수혜자의 90일 이내 담도계 합병증 발생률과 장기 생존율에서는 두 수술 간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담도계 합병증 발생률은 복강경 18.3%, 개복 18.0%였으며, 장기 생존율(5년)은 복강경 86.2%, 개복 85.9%였다. 이로 보아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이 수혜자의 예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총 3348건의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 중에서 개복 수술은 총 5명의 외과의사가 시행했고 복강경 수술은 1명의 외과의사가 진행했다.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은 기증자의 복부에 직경 1cm의 구멍 5개를 뚫어 복강경 기구를 넣고 우측 간을 절제해 치골 상부의 작은 구멍으로 빼내는 수술법이다. 기증자 입장에서는 회복이 빨라 선호되지만, 의료진 입장에서는 뱃속에서 혈관을 보호하며 간을 절제해야 해 고난도 기술을 요한다. 또한 복강경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기증자를 잘 선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수술 후 기증자와 수혜자의 합병증 발생에 있어서 문맥과 담도의 변이가 주요 위험인자로 작용하며, 이러한 위험인자를 고려한 신중한 기증자 선별이 수술 안전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과거에도 연구팀은 대규모 환자 데이터에 기반해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복강경 수술 초기에는 기증자의 간 크기 및 해부학적 구조, 수혜자의 체중 대비 간 무게 비율 및 잔여 간 비율 등 조건에 부합하는 간 기증자를 엄격히 선별해 복강경 절제술을 실시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순수 복강경 간절제술을 받은 기증자 중 담도 합병증 발생 ‘0%’라는 전무후무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은 기증자 합병증이 적고 수혜자 예후는 개복 우엽 간절제술과 비교해 차이가 없어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간이식의 주요 합병증 위험인자인 문맥 및 담도 변이 등을 고려해 간 기증자를 신중히 결정한다면,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은 기증자 우엽 간절제의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외과학 연보(Annals of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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