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은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서 있을 때 허리에 무게가 쏠리는 느낌이나 움직일 때 불안정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척추전방전위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며, S자 형태로 정렬된 뼈와 디스크가 켜켜이 쌓아 올린 형태로 안정성을 유지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요추)의 일부가 정상 위치에서 앞으로 밀려나 위아래 척추 정렬이 어긋나고 변형과 통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만약 허리를 뒤로 젖힐 때마다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갱년기 여성이 있다면 척추전방전위증을 의심해 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겠다. (클립아트코리아)
만약 허리를 뒤로 젖힐 때마다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갱년기 여성이 있다면 척추전방전위증을 의심해 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겠다. (클립아트코리아)
척추전방전위증은 주로 50~60대에서 발생률이 높으며,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갱년기 이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더욱 취약해진다. 퇴행성 변화와 호르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척추를 지탱하는 주변 근육과 인대의 신축성이 저하되고, 지지력이 약해지면서 질환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는 척추가 앞으로 밀려나면서 신경이 눌리는 기전과 관련이 있으며, 앉아 있으면 통증이 줄어들지만 서 있거나 걸을 때 허리가 흔들리고 계단을 내려갈 때 허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원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은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에는 큰 불편이 없을 수 있지만,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면서 척추 정렬이 흐트러져 허리 곡선이 과도하게 꺾이거나 척추의 모양, 걸음걸이 변화와 같은 외적인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뼈가 밀리면 골반과 허리의 균형이 깨지고, 상체가 점점 앞으로 숙여지면서 허리를 곧게 펴는 것이 어려워진다. 또한 허리를 과도하게 꺾어 보상하려는 자세를 취하거나 반대로 구부정한 허리 자세가 고착될 수 있다. 신경이 눌리면서 다리 힘이 약해져 발을 질질 끌거나 걸을 때 보폭이 줄어들고 뒤뚱뒤뚱 하는 걸음걸이 모습이 관찰되기도 하며 허리통증뿐 아니라 다리저림, 보행장애, 근력 저하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

척추전방전위증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며 경미한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척추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신경 압박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초기 단계에서는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일상생활에 바른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부정하게 움직일 때 척추뼈가 제자리에서 벗어나기 쉽고 척추가 서로 어긋나면서 신경이 눌리기 때문이다. 또한 척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코어 근육 강화운동(플랭크, 브릿지 운동 등)이 척추 지지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전위가 심하고 신경 압박이 심하여 다리에 힘이 빠져 넘어지거나 보행의 장애가 심각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어긋난 척추를 바로잡아주기 위해 나사못과 인공 뼈로 척추를 고정하는 유합합술을 진행하여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척추 줄을 바로 잡아 더 이상의 신경 손상 진행을 막아줄 수 있다.

차경호 원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은 노년의 건강한 일상생활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으로 단순한 허리 통증이 아니라 척추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점점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므로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 허리에 실리는 과중한 부담을 줄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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