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운동 부족과 식습관 변화로 혈당 조절의 어려움 커져
정기적 혈당 검사와 생활 습관 개선은 출산 후에도 지속돼야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신당뇨병의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임산부의 약 10~15%에서 임신당뇨병이 발생하며, 국내 조사에서도 최근 10년 동안 빈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성 당뇨병은 태반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길항 호르몬이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면서 발생하게 된다. 산모의 높은 혈당으로 인해 태아에게 과도한 포도당이 공급돼 신생아의 거대아(macrosomia) 발생이 증가하고 이는 신생아 저혈당증과 분만외상의 위험을 높이고 난산과 제왕절개율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사산(stillbirth), 산모의 임신중독증의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임신 중 혈당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당뇨병의 조기진단과 혈당 조절의 필요성이 여러 연구에서 발표되고 있다. 김연희 교수는 “임신성 당뇨병의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임신 초기부터 산전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임신당뇨의 위험인자, 즉 고령임신, 과거에 사산, 거대아 출산이나 임신성 당뇨를 앓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비만(BMI≥25),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등이 있는 여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신당뇨병 임산부의 약 80~90%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당을 정상 범위로 조절할 수 있다. 하루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단순 당 섭취를 줄이며 복합 탄수화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혈당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대한당뇨병학회 권고에 따르면, 임신성 당뇨병 환자는 하루 3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빠르게 걷기, 수영, 임산부 요가 등)을 통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인슐린과 같은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임신당뇨병을 진단받은 여성은 출산 후 대부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일부는 당뇨가 지속될 위험성이 있다. 임신당뇨병을 겪은 여성의 약 50%가 출산 후 제2형 당뇨병이 진단되며 장기적으로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합병증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 후 6-12주 이내에 공복 75g경구포도당내성검사를 시행해 혈당 상태를 평가하고, 이후에도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당뇨병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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