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 위치한 수근관이라는 작은 통로가 좁아지면서, 그 안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은 손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주요 신경으로, 이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손바닥과 손가락, 특히 엄지와 둘째, 셋째 손가락 주변에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쉽지만, 방치하면 손의 감각 저하와 힘 빠짐 증상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단추를 채우는 등 섬세한 손동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밤중에 통증으로 자주 깨거나, 아침에 손이 뻣뻣하고 감각이 둔하다면 증상이 꽤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절개 없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체외충격파 치료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체외충격파는 고에너지의 음파를 손상 부위에 집중적으로 전달해 세포 조직을 자극하고, 손상된 힘줄과 인대의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조직 내 혈류를 증가시켜 염증 완화와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단 몇 분의 시술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체외충격파는 시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히 바쁜 현대인에게 적합하다. 치료 과정에서 절개나 마취가 필요 없고,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 질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단, 개인의 통증 민감도에 따라 경미한 통증이나 피부 자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시술 전 충분한 상담이 선행돼야 한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생활 습관의 개선이다. 평소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자세를 바르게 하고,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업 중간에는 주기적인 휴식을 취해야 한다. 취침 전에는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근 후 손가락을 천천히 펴고 쥐는 동작을 반복해주면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시간 손을 사용할 때는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 손목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비수술적 방법으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근력 저하와 감각 둔화로 이어져 손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 손목 건강에 관심을 갖고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석봉길 김포 김포에이스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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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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