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유익, 혈압·혈당 낮추고 면역력 강화
스트레스 감소 및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하루 20분, 짧은 산책만으로도 건강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긴다면 어떨까. 운동복으로 갈아입지 않아도 되고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단지 걷기만 해도 혈압이 낮아지고 기분이 나아진다. 면역력과 수면의 질까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특히 봄철은 낮이 길어지고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한결 쉬워진다. 산책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유산소 운동이자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가장 단순한 습관이다.

걸을 때는 스마트폰과는 잠시 이별하고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걷는 것도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걸을 때는 스마트폰과는 잠시 이별하고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걷는 것도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심혈관 건강 개선

걷기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인 운동이다. 특히 빠르지 않은 속도로 규칙적으로 걷는 산책은 혈압을 낮추고 심박수를 안정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미국심장협회(AHA)는 하루 20~30분, 일주일에 5일 이상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 걷기는 고혈압,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의 예방뿐 아니라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가장 실천 가능한 운동법으로 꼽힌다.

◇ 스트레스 감소 및 기분 개선

자연 속에서 잠깐 걷기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닌 정서적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 2019년 미국 미시간대학교 환경심리학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녹색 자연환경에서의 20분 산책’을 꼽았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20~30분간 녹지 공간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나 카페에서의 휴식보다 훨씬 높은 효과였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앉아서 휴식하는 것보다 나가서 잠깐 걷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 면역력 강화

산책은 몸의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숲이나 공원 같은 자연환경에서의 산책은 ‘자연 살해세포(NK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NK세포는 체내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암세포를 찾아 제거하는 주요 면역 세포로 활성도가 높을수록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진다.

이는 숲속에 풍부한 ‘피톤치드’ 같은 식물성 향기 물질이 면역 세포의 활동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피톤치드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염증 수치를 조절하며 면역기능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규칙적인 산책은 단순한 체력 유지뿐 아니라 우리 몸의 자연 치유 능력을 끌어올리는 생활 속 면역력 증강법인 셈이다.

◇ 체중 관리 및 대사 증진

걷기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칼로리를 소모시킨다. 일반적으로 체중 60kg 성인이 평지에서 30분간 빠르게 걸으면 약 150kcal가 소모된다. 더불어 산책은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걷기 운동은 근육의 사용량을 높여 기초대사율을 유지하게 한다. 기초대사율이 유지되면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대사 건강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강도 높은 운동보다 부담 없이 매일 실천 가능한 산책이 더욱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된다.

영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시속 3~5km의 빠르기로 걷는 사람은 3km/h 미만으로 걷는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걷는 속도가 시속 1km 빨라질 때마다 당뇨병 위험은 9%씩 감소했고 시속 5~6km의 빠른 걸음은 당뇨병 위험을 최대 24%까지 줄였다.

◇ 수면의 질 향상

산책은 수면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침 햇빛을 받으며 걷는 산책은 생체 리듬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이다. 아침 햇살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 리듬을 조절해 밤에 더 깊고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한다. 실제로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아침 햇살과 같은 자연광은 신체 리듬을 정상화하고 피로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일 20분 정도 야외에서 햇볕을 쬐는 습관은 수면의 질을 높이고, 하루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걷기 운동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적절한 피로를 유도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산책은 일상의 긴장을 풀어주며 과도한 카페인이나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한 불면 습관을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산책을 실천하면 신체와 뇌가 잠들 준비를 학습하게 되고 이는 수면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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