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63)씨는 지난 9월 초 폐암(비소세포암) 1기를 진단받았다. 건강검진 중 흉부 X선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 돼 가천대 길병원 폐센터를 찾게 됐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1기로 진단받은 그는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의 집도로 즉시 폐엽절제술을 받았다. 최씨는 수술 4일 만에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 정기적인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전남 고흥에 살고 있는 최씨가 수술을 위해 가천대 길병원까지 찾게 된 것은 김건우 교수에 대한 신뢰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최씨의 남편인 김기필(68)씨는 2017년 식도암 2B기로 진단받았다. 이후 항암방사선 동시 치료요법 후 김 교수에게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방사선 치료로 조직이 유착돼 수술시 암세포의 절제가 까다로웠지만 김 교수의 적극적인 치료와 환자의 의지로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최씨는 “남편에 이어 나까지 암을 진단받았을 때는 앞이 캄캄했지만, 남편을 잘 치료해 준 김건우 교수님께 수술을 받게 돼 마음이 놓이는 부분도 있었다”며 “환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사항들을 물어보지 않아도 친절히 알려주는 김 교수님을 믿고 앞으로도 남편과 함께 잘 치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5년 폐센터 개소 이후 연간 100례 이상의 폐암 수술을 시행하는 등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폐암, COPD, 알레르기 질환 등 중증 폐질환에 능동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폐암의 경우 특히 호흡기내과 경선영 교수, 강신명 교수를 중심으로 흉부 X선 검사 및 CT검사를 통해 폐암이 의심되는 사례에서, 폐암으로 진단하기 위해 기관지내시경 및 경피적세침흡입술로 폐에서 세포를 떼어내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암으로 진단하는 과정을 거친다.
수술이 확실시되는 환자의 경우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와 유기적인 진료로 수술과 조직검사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 프로세스를 마련하였다. 김건우 교수는 “진단 과정에서 지연되는 시간을 줄이고 신속하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서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1993년 첫 폐암 수술을 시행한 뒤 지금까지의 생존률, 재발률, 수술 후 사망률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폐암 수술 환자의 90% 이상은 흉강경 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흉강경 수술은 3~4cm의 작은 구멍으로 내시경을 삽입해 폐를 절제하는 수술로, 절개범위를 줄여 통증이나 감염, 합병증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어 일상 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또한 매주 월요일, 수요일에는 호흡기내과와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핵의학과 등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다학제진료를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이는 한 명의 폐암 환자에게 진단 과정, 향후 치료 과정을 설명 및 상의하는 형태의 진료로, 전문의들의 의견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왓슨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 진단 및 치료 방향을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환자 맞춤형 치료 프로세스로, 가천대 길병원은 폐센터 개소 이전보다 연간 2배에 달하는 폐암 수술 및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폐암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수술 적정성 평가에서 지난 5차례 평가 모두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호흡기내과 경선영 교수는 “환자 스케줄과 만족도를 고려한 호흡기내과와 흉부외과 의료진의 협업과 다학제 진료로 폐암 환자의 치료 성과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23만2255건의 암환자 중 폐암은 남녀 합쳐 2만696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1.6%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70대가 34.6%로 가장 많고 60대가 28.1%, 80대 이상이 18.7%로 고령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폐암은 비소세포암과 소세포암으로 나뉘는데, 비소세포암이 전체 암의 80~85%를 차지하고 있다. 비소세포암은 1~2기, 3기 일부는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 1기에 발견돼 수술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경우 생존율은 80%에 이르지만 4기 발견시 생존율은 10%대로 낮다.
흡연이 폐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2019년부터 국가에서는 만54~74세, 30갑년(하루 흡연량x흡연기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자는 2년마다 저선량CT를 통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이상표 폐센터장(호흡기내과)은 “흡연자뿐 아니라 장기간 흡연에 노출돼 간접흡연이 의심되는 가족들의 경우에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의 폐암 환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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