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연구에서도 같은 사실을 제시한 적 있지만, 비만이 신장병을 직접 유발하는 것인지, 나트륨이 많은 식단 등의 다른 요인들이 관여하는지 불분명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연구에서는 과학자들이 영국 바이오뱅크의 약 30만 개의 DNA 샘플을 연구했다. 그들은 더 높은 체질량 지수(BMI)나 더 많은 복부 지방 증착(중앙 주위의 지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의 1,000개 이상의 유전적 변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지방 위치를 기준으로 신장 질환 위험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방이 복부에 집중되었든지, 다리나 팔 주변 등 몸 전체에 걸쳐 축적되었든지 관계없이 신장 질환에 대한 위험은 동일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를 공동 주도한 옥스퍼드 대학의 의학 연구 위원회 인구 건강 연구팀의 윌 헤링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이러한 유전적 변형이 신장 질환과 일관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체질량 지수가 5kg/m2씩 증가할 때마다 만성 신장 질환에서 약 50%의 위험 증가를 초래했다. 유전적 접근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우리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엄격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요소들을 배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심장질환 등 비만과 연계된 일부 질환에서는 복부 장기 주변에 축적된 지방이 엉덩이 주변에 축적되는 지방보다 더 나쁘다. 그러나 우리의 결과는 체내 어디에 축적되든 지방이 신장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유전적 변이가 당뇨병이나 고혈압과도 연관돼 신장병을 유발하는지 실험했다. 과학자들은 비만과 관련된 신장 질환 대부분의 경우, 당뇨병과 혈압이 그 원동력임을 입증했다.
헤링턴 교수는 “우리는 이미 당뇨병과 고혈압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그들을 위한 치료법도 있기 때문에 이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을 예방하고 혈압을 미리 조절할 수 있다면, 신장 질환의 발병 사례를 애초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체중 관리를 위한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하며, “글리플로진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종류의 약은 신장이 설탕과 소금을 보유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신체가 과도한 설탕과 소금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당뇨병 환자들의 체중과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최근 실험은 그들이 당뇨 신장 질환과 다른 신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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