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화상을 입으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를 수 있다. 잘못된 응급처치로 더 악화시키는 가하면, 약을 미처 구비해두지 못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올바른 화상 응급처치와 약 선택법, 그리고 화상흉터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칼럼에서는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하는 화상이 아닌, 집에서 치료가 가능한 화상에 대해 다룬다.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제품을 언급하지만 광고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화상
- 체표면적의 2% 이상 2도 화상을 입은 경우
- 얼굴, 사타구니, 손, 발에 화상을 입은 경우
- 3도 화상을 입은 경우
- 화학적, 전기적 화상
- 기도 화상
- 아이, 노인이 화상을 입은 경우
- 감염의 징후가 있거나 회복이 더딘 경우

약사유튜버약먹을시간제공,(왼쪽부터)약사천제하,최주애
약사유튜버약먹을시간제공,(왼쪽부터)약사천제하,최주애
Q. 화상을 입은 부위에 얼음을 대고 있어도 될까?
열기를 식힐 때 얼음이나 얼음물로 식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상처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혈액이 잘 돌아야 하는데 얼음이나 10도 이하의 차가운 물로 식히면 혈관을 수축시키고 회복이 늦어지게 된다. 게다가 반동성으로 더 아파질 수도 있다.

바람직한 방법은 차가운 얼음이 아니라 12~25도의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10 ~15분 정도 식혀주는 것이다. 물 온도는 봄, 가을의 찬 수돗물 정도로 생각하면 적당하다. 만약 흐르는 물이 없는 상황이라면 수건에 물을 적셔서 올려놓는 방식이더라도 충분한 시간 동안 식혀주자.

상비약으로 ‘화상전용 쿨링 스프레이’를 구비해두면 보다 쉽게 화상 열기를 뺄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두면 좋다.

영유아가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자지러지거나 아픔을 참지 못 해서 열기를 식혀주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충분히 화상 부위를 식혀주자.

사실 화상을 입고나면 당황스러운 마음에 빨리 병원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병원에 가는 것이 응급처치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응급처치는 화상 입은 부위를 식혀서 열기를 잘 빼는 것이다.

곧바로 열기를 충분히 식혀야 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은 직후가 응급처치의 골든타임에 해당한다. 그리고 화상을 입은 초기에 열기를 잘 뺐느냐 여부에 따라 예후와 회복속도가 달라지니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꼭 실시하자.

만약 화상 부위가 넓어 체표면적의 5%를 넘어가는 경우(팔 한쪽이 넘어가는 범위 정도)라면 저체온증의 위험이 있으니 너무 오래 열기를 식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Q. 열기를 식히고 바로 화상연고를 바르면 될까요? 어떤 연고를 발라야 할까?
화상의 깊이, 정도에 따라 선택하는 약과 대처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우선 1도 화상은 바깥 피부인 표피층만 손상되어 물집은 없지만 빨갛고 따끔거리고 쓰라린 상태이다. 이때는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① 쿨링스프레이(하이맘번 스프레이)를 뿌리기 ② 알로에 수딩젤을 수시로 바르기 ③ 하이드로겔 화상전용 밴드를 붙이기] 만약 그래도 계속 따끔거린다면 약국에서 쉽게 구매가능한 재생 성분의 외용제(아즈렌크림, 비판텐연고)를 수시로 발라준다.

2도 이상의 화상을 입게 되면 물집이 생기는데 이걸 일부러 직접 터뜨리거나 벗겨내는 것은 절대 안 된다. 감염의 원인이 되어 더 심하게 염증이 생기거나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만약 물집이 너무 크다면 병원을 방문해서 위생적인 소독과 드레싱으로 처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집은 상황에 따라 그대로 두면 오히려 화상부위가 악화되거나 통증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판단하에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자.

2도 화상에는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화상전용 외용제(미보연고, 비아핀에멀젼)를 발라 관리한다. 단, 바를 때에는 적은 양을 바르지 않고 넉넉히 발라야 한다. 유막을 형성해 화상 부위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습윤밴드는 ‘하이드로콜로이드 타입’이 아닌 ‘폼 타입’을 사용한다. 하이드로콜로이드 타입은 화상 부위와 닿는 면에 접착력이 있어서 떼어낼 때 물집이 벗겨질 우려가 있고, 연고와 함께 사용하는 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폼 타입 습윤밴드가 마찰을 방지하면서 연고를 바른 뒤에 드레싱하여 화상 부위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만약 물집이 터지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 연고(후시딘연고, 마데카솔케어연고, 바스포연고, 에스로반연고 등)를 사용한다. 연고를 바른 다음 잘 흡수시키고 남은 연고는 살짝 닦아낸 뒤 폼 타입 습윤밴드 붙인다.

통증이 너무 심하다면 단기적으로 하루이틀 정도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진통제를 복용하여도 다스려지지 않는 통증은 염증이 생긴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다.

Q. 화상 부위에 흉터가 남지 않으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화상이 나중에 흉터로 남는 것이다. 1도나 얕은 2도의 화상은 치료와 본인의 관리에 따라 흉터를 남기지 않고 예전 피부 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만, 깊은 2도 이상의 화상은 영구적으로 흉터가 남게 된다.

다만 얼마나 치유기간 동안 화상 부위를 잘 관리하는지에 따라 더 옅어지거나 진해지는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앞서 설명한 화상의 깊이에 맞게 치료기간 동안 올바른 약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

또한 화상 부위가 아물고 붉은기만 남은 시점부터는 흉터 관리 제품(헤파린&양파추출물, 실리콘 성분)으로 꾸준히 관리한다면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흉터가 걱정되어 화상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흉터연고를 바르기 시작하면 안 된다. 적절한 타이밍에 맞게 약을 사용하자. 그리고 보습과 자외선 차단을 꾸준히 하자. 건조함과 자외선은 흉터를 더 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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